
모니터나 TV의 화면 테두리(베젤)의 두께가 1밀리미터(㎜) 밖에 되지 않아 화면을 더욱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LG전자(대표 구본준)의 '제로(0) 베젤'이 과장광고로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문제가 된 모니터의 모델명은 해외에서 판매되는 'IPS237'과 'IPS277'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시네마 3D'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베젤이 1.2㎜에 불과해 극장 스크린처럼 화면 테두리가 없는 혁신적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며 이에 '제로 베젤'이라는 문구를 붙여 홍보했다.
이를 모니터에도 적용해 올 상반기부터 시네마 3D 모니터를 출시했다.
외관상의 베젤 두께는 약 1㎜가 맞지만 모니터를 켜면 화면 속에 숨어있던 먹선(블랙매트릭스)이 나타나 실제 화면에는 1㎜의 10배 가량되는 10㎜ 이상의 테두리가 생긴다. '온 베젤' 현상이다.
문제가 된 IPS237과 IPS277은 해당 제품의 상자에 화면이 들어왔을 때 모니터의 테두리가 거의 보이지 않는 사진을 사용해 해외 소비자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상자의 이미지만 보고 베젤이 거의 없는 모니터를 기대한 구매자는 실제로 사용해보기 전까지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라는 것이다. 또 LG전자가 홍보하는 '제로 베젤'이라는 문구와도 일치하지 않는다.
이에 자신을 제바스티안 슈나이더라고 밝힌 한 구매자는 유튜브에 이러한 실상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그는 "거의 보이지 않는 베젤"이란 말에 IPS237을 구입했다고 밝힌 뒤 "모니터 박스에 쓰인 조작된 이미지가 실제 모니터와 다른 것을 보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비디오를 만들어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베젤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이 모델을 구매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모니터의 테두리가 생기는 점을 제외하고는 엘지의 모니터는 디자인도 멋지며 성능도 좋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제로베젤'이 적용된 국내 판매용 모니터 소개에는 '온 베젤'이 있다는 것을 알리며 "화면을 켰을 때 보이는 베젤, 블랙매트릭스 포함 10.2mm"라고 설명하고 있다.
모델 소개 이미지에도 화면이 켜진 모니터에 검은 테두리를 표기해 온 베젤 현상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초슬림 베젤이라는 표현을 무색하게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 같은 온 베젤은 모니터 제품에만 해당하는 현상으로 초슬림 베젤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이 회사의 TV 모델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에는 화면의 먹선이 틀 안에 숨겨져 있는데 틀을 없애는 과정에서 먹선도 함께 줄이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먹선을 줄이는 과정에서 모니터는 TV보다 크기가 작아 기술을 적용하기가 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패널을 살짝만 덮는 베젤을 만들기 위해서는 베젤을 줄이는 기술 뿐 아니라 소재 가공 기술도 필요하다"며 얇은 베젤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ong6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