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페를 간단히 말하면 2인승 세단형 승용차다.
날렵한 외관으로 보는 이의 눈길을 훔치지만 2인승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내부공간이 좁고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은 아름다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단점을 보완하고자 고심했고 그 결과 '4도어 쿠페'를 내놨다. 폭스바겐 역시 이 같은 흐름에 함께 했다.
폭스바겐은 국내시장에 4도어 쿠페 CC를 내놓고 쏠쏠한 재미를 봤다. 지난해 국내 4도어 쿠페시장에서 판매 1위(2121대)를 차지했다. 최근 국내 수입차 3위까지 성장한 폭스바겐에게 CC는 효자인 셈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4월 신형 CC를 출시했다.
최근 시승한 폭스바겐 신형 CC는 외관에서 쿠페같은 날렵한 맛은 없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 측은 우아하면서도 중후한 매력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길이 4800㎜, 폭 1855㎜로 현대차 쏘나타(4820㎜·1835㎜)와 비슷하다. 신형 CC는 기존 CC보다 차체 사이드 라인을 조금 더 각지게 만들어 선명하고 강인한 인상을 준다.
실내를 들여다보면 다른 폭스바겐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등은 폭스바겐 답게 군더더기 없이 간결했다.
폭스바겐 세단 페이튼에 있는 아날로그 시계를 신형 CC에도 장착했는데 오히려 없는게 나을 뻔 했다.
신형 CC의 내외관 디자인을 한 마디로 줄이면 모자랄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는 점도 없다.
하지만 신형 CC가 자랑하는 최대 장점은 연비다.
2000㏄ 중형 세단이지만 공인연비는 리터당 15.3㎞다.
사흘간 시승하는 동안 실제 연비도 공인연비와 큰 차이 없는 약 12~13㎞를 기록했다. 일부 브랜드는 공인연비와 실제 연비가 큰 차이가 나 '뻥연비'라고 비아냥을 듣는 데 반해 신형 CC 연비는 우수했다.

주행성능도 나쁘지 않다. 최고 출력이 170마력으로 경쟁 모델에 비해 뛰어나지 않지만 35.7㎏·m의 높은 토크로 치고 나가는 힘이 뛰어나다.
가속 페달에 발을 살며시 올렸는데 계기판은 어느새 120㎞를 넘어가고 있었다. 자칫하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과속 위반을 하기 십상이다. 물론 120~140㎞ 정도 주행에선 차 떨림, 풍절음 등은 걱정안해도 된다.
신형 CC에는 각종 첨단 기능이 탑재돼 시승하는 동안 우수한 편의성을 체험할 수 있었다.
주행 상태에 따라 서스펜션이 자동으로 변경되는 '어댑티브 새시 컨트롤'과 '차선유지 장치'가 인상적이다.
차선유지 장치의 경우 직선 주행 때 차선을 이탈하면 스티어링휠(운전대)이 순간 잠긴다. 이 때 방향지시등이나 스티어링휠을 세게 돌리면 잠금 장치가 풀린다. 운전자 졸음 운전 등에 도움이 되는 대목이다.
신형 CC의 내외관 디자인, 주행성능, 편의사양 등을 체험해 본 결과 한 마디로 '알차다'는 느낌을 받았다.
폭스바겐의 다른 차량처럼 기본에 충실하면서 동급 모델 이상의 성능을 발휘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이차야 하는 킬링포인트가 부족해 보였다.
폭스바겐 신형 CC의 가격은 △2.0 TSI 4490만원 △2.0 TDI 4890만원 △2.0 TDI 블루모션 5090만원이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