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올해 체질 개선에 주력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섰던 넥슨이 2022년 신작을 대거 선보이며 총공세에 나선다. '던전앤파이터(던파) 모바일'과 '프로젝트 D',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같은 주요 게임의 테스트를 거치면서 예열을 마쳤다.
넥슨은 내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부터 3인칭 슈팅 게임(TPS), 액션 RPG, 레이싱 게임까지 다양한 장르의 대작을 연타로 선보일 계획이다.
◇게임에 진심인 넥슨…"우리가 만족해야 이용자 기대 넘는다"
넥슨은 지난해 게임 업계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외연 확장을 지속했다. '서든어택', '메이플스토리' 등 스테디셀러 지식재산권(IP)이 안정적인 성과를 냈고, 'V4', '블루 아카이브' 등 모바일 게임도 힘을 보냈다.
넥슨은 올해 신작을 대거 쏟아내기보단 게임 개발 역량 강화에 중점을 뒀다. 올해 초 전 직원 연봉 인상 단행과 더불어 업계 최고 수준의 인재 확보에 나선 배경이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지난 8월 '넥슨 뉴 프로젝트: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게임의 완성도를 우리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때가 돼야 이용자 기대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신작 출시 시기를 앞당겨 단기적 수익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 마음을 사로잡는 좋은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커진 규모로 인해 혁신의 속도가 늦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합작법인 형태로 데브캣과 니트로스튜디오를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 16일엔 개발역량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개발 자회사 넷게임즈와 넥슨지티의 합병을 공식화했다. 신규 법인명은 넥슨게임즈(가칭)다.
넥슨은 넥슨코리아 신규개발본부, 네오플, 넥슨게임즈, 원더홀딩스와 설립한 합작법인(니트로스튜디오, 데브캣) 등을 큰 축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스웨덴 소재 자회사 엠바크스튜디오에서는 AAA급 글로벌 기대작 '아크 레이더스'를 준비 중이다.
게임의 경계를 넘어선 콘텐츠도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넥슨의 '프로젝트 MOD'는 로블록스처럼 이용자가 게임 IP를 활용해 직접 여러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샌드박스형 플랫폼이다.
넥슨 관계자는 "'프로젝트 MOD'는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메타버스 속에서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게임을 만들어 온 넥슨의 창의적인 DNA가 녹아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IP의 방대한 리소스를 무료로 제공해 창작자와 소비자 간 장벽을 허물어, 누구나 상상을 현실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던파·마비노기·테일즈위버…명작 IP의 화려한 귀환
넥슨의 2022년 라인업 키워드는 '#명작 IP의 모바일화',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춘 차세대 게임',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대형 MMORPG' 등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
넥슨은 내년 1분기 '던파 모바일'로 대반격의 서막을 연다. 네오플의 액션 개발 노하우를 총 집약한 기대작 던파 모바일은 지난 11월25일부터 국내 사전등록에 나서며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던파 모바일은 빠르고 호쾌한 원작 고유의 액션성을 모바일 플랫폼에 고스란히 담아낸 액션 RPG로, 던전 전투 및 이용자 간 대전(PvP)에 수동 전투 방식을 도입해 오락실 액션의 손맛을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윤명진 네오플 총괄 디렉터는 "게임을 즐기는 것 자체에 집중한 성장과 파밍을 선보이기 위한 방향으로 던파 모바일의 개발에 매진해왔고, 빠른 시일 내에 국내 이용자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과거 '던파'의 향수를 느끼는 동시에 모바일에서 경험할 수 있는 던파만의 액션성에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마비노기 모바일'도 마비노기 창조자라 불리는 '나크' 김동건 데브캣 대표 지휘 아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작에서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와 새로운 인물, 사건, 모험을 더해 새로운 판타지 세계를 선사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플레이하는 대로 나의 이야기가 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올해로 서비스 18주년을 맞이한 넥슨의 대표 온라인 RPG '테일즈위버'도 모바일 '테일즈위버: 세컨드런'으로 재탄생한다. 김대훤 넥슨 신규개발총괄 부사장은 "원작 테일즈위버에 없던 시나리오와 아용자의 상상에 그쳤던 스토리를 추가하는 등 더 확장된 테일즈위버를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DNF DUEL 등 글로벌 라인업 확대
넥슨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멀티 플랫폼 라인업도 대거 선보인다.
니트로스튜디오에서 PC·콘솔 기반으로 준비 중인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으로 구현한 차세대 레이싱 게임의 재미를 더 끌어올렸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지난 2019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팬 페스티벌 2019’에서 베일을 벗은 멀티 플랫폼 신작으로, 3억8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메가 히트 브랜드 '카트라이더' IP를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엠바크스튜디오는 최근 북미 게임행사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이용자간 협동을 통해 '아크'에 맞서 싸우는 3인칭 슈팅 게임 '아크 레이더스'를 깜짝 공개했다.
영상에는 저항군 전사들이 모인 레이더스 일원으로 지구를 노리고 낙하하는 기계 군단을 물리치는 실제 플레이 모습이 담겨있다. 패트릭 쇠더룬드는 "엠바크스튜디오는 3년 전 큰 아이디어들과 텅 빈 캔버스를 가지고 문을 열었다"며 "지금 그 캔버스는 꽤 많이 채워졌고, 당시의 아이디어들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던파' IP를 활용한 대전 격투 게임 'DNF DUEL'도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글로벌 지역에서 플레이스테이션 이용자 대상으로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네오플과 '길티기어' 제작사 아크시스템웍스가 공동 개발 중인 DNF DUEL은 '언리얼 엔진4'로 그래픽 퀄리티를 끌어 올렸고, 각 캐릭터 필살기에 컷인 형식의 애니메이션 효과를 더해 아름다운 영상미를 연출한 점이 특징이다.
◇MMORPG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대형 MMORPG의 등장
'프로젝트 ER'은 넥슨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오리지널 IP 기반 MMORPG다. 게임은 MMORPG 장르 게임에서 최상위 플레이어들의 전유물이었던 공성전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 누구나 거점을 차지할 수 있는 '공성전의 대중화'를 테마로 설계됐다.
아울러 24시간 실시간 전쟁이 가능하다는 점과 원 채널 심리스 월드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전투, 충돌 시스템, 지형지물을 적극 활용하는 차별화된 전투 경험 등도 특징이다.
김대훤 부사장은 "프로젝트 ER은 넥슨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개발 인원이 참여하고 있고, 서사가 담긴 스토리와 최고 수준의 그래픽 등 블록버스터라는 급에 맞게 리소스를 투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동안 '프로젝트XH'로 개발 중이었던 'HIT2'(히트2)는 넷게임즈의 대표 IP '히트'를 활용한 신규 MMORPG다. PC·모바일에 최적화된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한다. 이정헌 대표는 "'HIT2'는 박용현 사단의 경험과 노하우를 집약해 준비 중인 신규 MMORPG"라며 "넷게임즈만의 RPG 성공 방정식을 바탕으로 'HIT2'가 새로운 흥행 신화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C 기반 대전 재미 앞세운 '프로젝트 D'·'커츠펠' 출격 예고
지난 12월 초 알파 테스트를 통해 흥행성을 입증한 '프로젝트 D'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프로젝트 D는 시시각각 변하는 전투 환경에서 개성 있는 8명의 요원을 조합해 5대5로 나뉘어 싸우는 3인칭 슈팅 게임이다.
목표 지점에 폭탄을 터트리거나 해제하는 폭파 미션을 기반으로 게임에서 얻은 재화로 팀 전술용 특수 아이템·무기를 구매하는 상점, 승부에 다양한 변수를 만드는 캐릭터별 고유 스킬과 사실적인 전투 액션 등 전략적 플레이 요소를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김명현 디렉터는 "폭파 미션의 승패를 좌우하는 전략적인 팀플레이와 빠른 전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PC 슈팅 게임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커츠펠'은 '그랜드체이스'를 개발한 코그(KOG) 개발사의 신작으로, 셀 애니메이션풍 비주얼을 가진 3인칭 액션 배틀 장르의 PC 온라인 게임이다. 세밀한 매칭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수 이용자 간에 다양한 콤보와 스킬 조합으로 실력을 겨루는 액션감 넘치는 대전 장르 '배틀(PvP) 임무'를 메인 콘텐츠로 한다. 2022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프로젝트 매그넘과 프로젝트 HP···AAA급 신작 개발 '총력'
지난 9월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유튜브에 공개된 '프로젝트 매그넘' 트레일러가 조회 수 200만 건을 넘어섰다. 이는 2021년 플레이스테이션 유튜브 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한국 게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는 "프로젝트 매그넘은 3인칭 슈터 전투에 RPG 요소를 결합한 루트 슈터 장르의 PC∙콘솔 게임"이라며 "유니크한 콘텐츠 간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루트 슈터의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석 디렉터의 차기작 '프로젝트 HP'도 지난 8월 프리 알파 테스트를 마쳤다. 프로젝트HP는 판타지 중세 전장을 배경으로 30명 이상의 이용자가 근거리에서 맞붙어 싸우는 '백병전 PvP 액션' 장르로 내·외부로 'MMORPG 대작 경쟁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두 게임의 출시 시점은 미정이다.
hway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