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IT업계 '개발자 모시기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네이버가 '매월 경력자 채용'에 '비전공자 육성'이란 파격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개발자 대거 채용은 이달 초 출범한 일본 최대 규모 빅테크 기업 'A홀딩스'의 일본 검색·이커머스 시장 진출 본격화를 위한 행보다.
네이버는 올해 900여명의 개발자를 채용한다고 29일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 개발자 채용이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연 1회 실시하던 신입 공개채용을 상·하반기 연 2회로 확대하고 4월부터 상반기 공채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네이버는 컴퓨터공학 전공자뿐만 아니라 비전공자를 위한 별도의 개발자 육성·채용 트랙도 신설할 계획이다.
또 매월 1~10일 경력자를 뽑는 '월간 영입' 프로그램을 신설해 매달 정기적으로 경력 사원을 모집한다. 첫 경력 사원 모집은 오는 4월 1일부터 시작한다.
신입 공채를 연 2회로 확대하고 경력 채용도 매달로 상시화하는데 이어 비전공자까지 키우는 '종합 채용 프로젝트'를 마련한 셈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경력 채용을 정례적으로 하지 않으면 지원자들이 언제 지원할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월간 영입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비전공자라도 기본적인 코딩은 가능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 게임사 '쏠림' 우려에 당근책 꺼내든 네이버
네이버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IT업계를 중심으로 한 개발자 수요 대비 공급 부족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일 넥슨이 개발직군 직원 연봉을 일괄 800만원 인상하면서 쏘아올린 연봉 인상 경쟁은 넷마블·당근마켓·컴투스·게임빌·크래프톤·조이시티가 600만~2000만원 연봉 인상 릴레이에 나서는 등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게임업계 '대장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는 전 개발직 직군과 비개발직군을 최소 각각 1300만원, 1000만원씩 올린 데 이어 '대졸초임제(공채 시 직군별 신입직원 연봉 동일) 폐지'라는 초강수를 두며 한 발 더 나가기도 했다.

게임업계의 잇단 파격적 발표로 역량을 갖춘 지원자들의 '쏠림현상'이 우려되면서 네이버가 매월 경력자 채용과 비전공자 육성이란 당근책을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과 포털업계 분위기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며 "게임사들이 거두는 성과만큼 화끈하게 보상을 하는 것과 달리 네이버·카카오는 상대적으로 보상에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 상반기 내 일본 '스마트스토어' 심는다
대규모 개발진은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 간 경영통합으로 출범한 A홀딩스의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앞서 A홀딩스는 기존 야후재팬·라인의 핵심사업분야인 게임과 포털, 광고, 메신저 사업을 이어가면서 커머스와 로컬·버티컬, 핀테크, 공공 등 4개 분야를 새로운 집중 사업으로 정한 바 있다.
특히 A홀딩스가 상반기 중 '스마트스토어' 도입을 예고하면서 네이버는 Z홀딩스가 보유한 수억명의 일본 사용자들에게 편리한 툴과 데이터, 기술 기반 솔루션을 갖춘 커머스 기술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지난 2018년 국내의 온·오프라인 SME(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 온라인 사업자)를 위해 선보인 무료 온라인 스토어 구축 플랫폼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플랫폼은 Z홀딩스와 라인, 각각의 모회사인 소프트뱅크와 네이버를 통한 4개사와의 제휴 및 협력을 통해 만들 예정이다.
7월에 입사 예정인 상반기 신입 개발자 공채는 다음 달 2일부터 12일까지 네이버 채용 홈페이지에서 모집을 실시하고, 12월에 입사하는 하반기 공채는 9월에 모집을 실시한다. 채용 인원은 각 백 명대다.
네이버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동료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개발 환경과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황순배 네이버 채용담당 책임리더는 "정기적인 공채 채용 기회를 늘려 수시 채용의 예측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인재를 직접 육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다양한 인재들이 개발자로 커 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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