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언니' 잊지 않은 김봉진…'창업동지' 아내 띄웠다

기부서약서에 설보미씨 이름도…가부장 깨고 '부부공동체' 성공 강조
소개팅·5년 열애·자녀 셋…"젊어서 망하는건 다행" 멘토역할 설씨 주목

본문 이미지 - (왼쪽부터) 설보미씨,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우아한형제들 제공) ⓒ 뉴스1
(왼쪽부터) 설보미씨,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우아한형제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자신의 재산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깜짝 발표'한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이 기부 선언서에 아내 설보미씨의 이름을 함께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일하는 남편을 내조하는 아내'란 가부장적 구도에서 탈피, 성공한 사업가로서 결정적 순간에 '부부 공동체'를 전면에 등장시킨 것. 개인 기부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기부 문화에도 '선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18일 '세계 최고 부자들의 기부클럽'으로 알려진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 서약자로 이름을 올리며 자신의 재산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기빙 플레지는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 환원 약속을 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 운동으로, 가입 조건은 자산 '10억 달러'(1조1058억원),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김 의장의 기부 규모도 최소 55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기빙플레지 측이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영문·국문 서약서에는 김 의장뿐 아니라 부인 설씨의 이름도 함께 적혀 있었다. 딸이 직접 찍어줬다는 사진에도 부부가 나란히 등장한다.

김 의장은 서약서에 "저와 저의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선언한다"며 "이 기부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 든든한 버팀목이자 둘도 없는 멘토·창업동지

2001년 소개팅으로 만나 5년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은 사업적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하는 둘도 없는 '멘토'이자 '소울메이트'로 알려져 있다.

김 의장은 평소 주변 지인들에게 "아내가 나보다 훨씬 사업가적 기질이 있다", "사업하는데 정말 든든한 존재다",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순간마다 필요한 조언을 많이 해준다"며 각별한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김 의장이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하기 세운 가구 디자인 산업에서 실패하고 억대의 빚을 지자 설씨가 "그래도 젊었을 때 망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또 빚을 다 갚기도 전에 새로운 사업을 하겠다고 하는 남편에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생각으로 '잘한다, 잘한다' 칭찬해줬다고 한다.

김 의장과 결혼해 '아이 엄마'가 된 설씨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만든 '창업 동지'기도 하다.

그는 2013년 육아맘을 위한 폐쇄형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제공하는 '우아한언니들'을 창업했다가 경쟁사인 '베이비프렌즈'와 합병해 베이비프렌즈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맡았으나 2015년 회사 지분을 청산했다. 현재는 제주도에 머물며 세 아이를 도맡고 있다.

본문 이미지 - (우아한형제들 제공) ⓒ 뉴스1
(우아한형제들 제공) ⓒ 뉴스1

◇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17% 부부 공동명의

현재 24개국 218명(부부·가족 등 공동명의는 1명으로 산정)이 참여한 기빙 플레지에는 부부가 함께 이름을 올린 회원이 다수 있다.

기빙 플레지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공동운영하는 빌·멜린다 게이츠 부부를 비롯해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크버그와 프리실라 챈 부부,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과 멜로디 홉슨 부부,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와 베티 부부,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와 패티 퀼린 부부, 케이블 TV 공동 창업자 클레어 토 부부 등이 있다.

국내 대표 기부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에도 이달 기준 총 213쌍이 부부 공동명의로 이름을 올렸다. 전체 회원 2547명 중 6분의 1 수준이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기부 주체가 통상 기업 68%, 개인 32% 정도"라며 "개인기부 활성화가 중요한 사안인데, 부부나 가족 단위로 기부에 참여하는 이들이 늘어나면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on@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