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영숙 세계미래보고서 2055 저자 = 젊음의 샘에 대한 탐사는 인류 생존의 역사다. 그런데 젊음의 샘 기술을 개발했다. 일반적인 성숙 세포를 다능성줄기세포(pluripotent stem cells)로 변형시킬 수 있는 '재프로그램' 프로세스를 이용해 생쥐 수명을 최대 30%까지 늘리고 일부 조직을 젊어지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모든 피부는 나이가 들수록 늙는 것이 아니라 이 신기술로 노화를 역전시킬 수 있게 됐다.
이 치료 방법은 세포의 유전자 암호를 변화 없이 유전자에 규제를 가하고 특정 유전자의 활동성을 결정하는 후생유전학적 마크(epigenetic marks)라고 불리는 DNA의 화학적 성격을 변경시켰다. 이 발견은 후생유전학적 변화가 노화과정의 핵심임을 시사하며, 그러한 변화를 줄 수 있다. 심지어 노화를 역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까지 제시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샌디에이고의 솔크연구소 생물학교실의 후안 카를로스 벨몬트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노화가 꼭 한 방향으로만 진행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며 "신중하게 조절하면 노화를 역전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6년 일본의 연구원인 신야 야마나카는 성체세포를 유도다능성 줄기세포(iPS,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로 변환 가능함을 보여줬다. 이 세포는 4개의 특이적인 전사 인자(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에 노출됐다. 그는 이 발견으로 2012년 노벨상을 수상했으며, 그 인자(야마나카 인자)는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다른 연구원들도 성체 세포를 줄기세포로 다시 프로그램 하는 것이 세포를 다시 젊어지게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최근 셀(Cell)지에 게재된 이 논문에서 솔크연구소의 연구원들은 노출시간을 줄이면 세포를 완전히 재프로그램하지 않고 노화 역전이 가능함을 발견했다. 연구원들은 생쥐와 인간에게 노화를 가속화하는 병인 조로증(progeria)을 가진 쥐의 세포에 대한 접근법을 실험했다.
연구원들은 생쥐를 사이클링하기 전에 야마나카 인자를 생성하는 4개의 유전자를 활성화하여 항생제 독시사이클린에 반응하도록 쥐를 유전적으로 변형시켰다. 그다음 유전자를 이틀 동안 투여한 다음 닷새 동안 투여하지 않았다. 이러한 부분적 재프로그램은 생쥐의 수명을 평균 18주에서 24주로 연장시켰다. 생쥐가 눈에 띄게 젊어보였고 장기 기능이 향상되었으며 종양도 생기지 않았다.
연구원들은 배양 접시에 있는 세포에 부분적인 재프로그램을 적용하여 세포들을 다시 젊게 하고 다시 행동하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 같은 접근방법이 사람을 위한 잠재적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결정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인정했다.
솔크연구소의 연구원들은 후생유전학적 변화를 역전시키는 야마나카 인자 대신 취급하기 쉬운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임상실험을 위해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이 연구는 노화가 이러한 후생유전학적 변화에 의해 유도된다는 생각을 지지한다. 인간의 경우 이러한 변화는 공해, 스트레스 또는 흡연과 같은 환경 요인에 의해 유발될 수 있으며 점차적으로 우리 삶 전체에 축적돼 질병에 보다 취약하게 만든다.
하버드대학교의 유전학자이며 안티에이징 분야 연구원인 데이비드 싱클레어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지에 이렇게 말했다. '후생유전학적 재프로그램은 노화를 되돌리기 위한 궁극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연구는 우리가 수백 년 동안 살 수 있는 길을 향한 최초의 희미한 빛이다.' 로스엔젤레스의 시다스사이나이병원(Cedars-Sinai Medical Center)의 재생 생물학자인 클리브 스벤슨은 사이언스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가 일부 조직을 젊어지게 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mk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