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TX조선 분식회계' 역대 최대 집단소송 돌입…피해자 2만여명

지난달 집단소송 허가결정, 본안 개시…피해액 1227억원
강덕수 전 회장·삼정회계법인, 패소시 수백억원대 배상금 예상

경남 창원시 진해구 케이조선 전경.(케이조선 제공)
경남 창원시 진해구 케이조선 전경.(케이조선 제공)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한 증권 관련 집단소송이 승인절차를 시작한 지 8년 만에 시작됐다. 해당 소송은 피해자 2만여명, 총 피해액 1000억원대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의 증권 관련 집단소송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7민사부(재판장 이승원)는 지난달 20일 케이조선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에 대한 증권관련 집단소송의 첫 재판을 열었다. 이는 앞서 10월18일 법원이 증권 관련 집단소송에 관한 허가를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원고 측이 소송승인 절차를 개시한 지 8년만에 집단소송 본안 재판에 돌입하게 됐다.

첫 재판에서는 향후 재판진행 일정에 관한해 논의가 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공방에 나서기 앞서 원고 측은 피해자들의 개별적인 손액을 정리해 이들에게 고지하는 절차를 밟게 될 예정이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는 지난 2013년 3월21일부터 2014년 2월6일까지 STX조선해양 주식을 보유했던 투자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에 해당하는 인원은 2만1540명으로, 이들의 피해 총액은 1227억원이다. 집단소송 본안이 개시된 만큼 피해자들은 소송 참여여부와 관계 없이 소송의 판결 및 화해 등에 따른 효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인 유경재 법무법인 영진 변호사는 "피해자 명단을 대부분 확보하고 구성원별 손해액을 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고는 당시 STX조선해양의 대표이사였던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과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삼정회계법인이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3월20일 제46기(2013년도) 사업보고서를 공시하면서 분식회계를 통해 허위내용이 기재된 재무제표를 포함시켰다. 삼정회계법인은 당시 감사인으로 해당 사업보고서가 적정하게 작성되었다는 의견을 기재했다. 하지만 이후 분식회계 사태가 불거지면서 STX조선해양 주식은 2014년 2월6일 거래정지가 됐고 2014년 4월15일 상장폐지됐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 규모와 피해금액 측면에서 증권 관련 집단소송 역대 최대규모다. 직전까지 최대 규모 증권 관련 집단소송은 지난 2020년 화해결정으로 마무리된 GS건설 소송으로, 당시 투자자들은 1심에서 패소했고 이후 GS건설과 투자자 양측은 120억원의 화해금으로 소송을 마무리지었다. 당시 피해자 총원은 1만명 수준이었다.

집단소송은 아니었지만 앞서 대법원은 동일한 내용의 소송에서 투자자 측 손을 들어줬던 바 있다. 지난해 8월 대법원 3부는 소액주주 307명이 STX조선해양과 강 전 회장, 삼정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주주들에게 약 5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강 전 회장에 대해 '특정한 제도나 직위가 회사에 도입돼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인정할 수 없고, 그 제도나 지위의 내용, 실질적 운영 여부 등을 살펴 감시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에 대해서는 '업종의 특성‧경영상황 등에 비춰 부정이나 오류가 개입되기 쉬운 사항이 있다면 감사를 더욱 엄격하게 진행했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손해액의 60%를 강 전 회장에게, 30%를 삼정회계법인에게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이번 집단소송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결정이 난다면 강 전 회장과 삼정회계법인은 각각 수백억원대의 배상금을 물게될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 분식회계 피해 투자자들은 지난 2015년 3월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집단소송 허가신청을 위한 소를 제기했다. 증권 관련 집단소송은 판결의 효력이 따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다수 피해자 전체에게 효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일반 민사소송과는 차이를 지닌다. 이같은 특수성 때문에 증권 관련 집단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법원에 소송허가를 받아야 한다.

통상적으로 증권 관련 집단소송에는 해당 회사가 피고로 올라가지만, 원고 측은 현재 케이조선으로 사명을 바꾼 STX조선해양이 지난 8년간 채권단 관리체제를 겪으며 회생절차를 밟은 만큼 이를 상대로 한 소송에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음 재판 기일은 내년 1월1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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