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 반성문 "MBC 뉴스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KBS에 이어 세월호 참사 보도 관련 자성 목소리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MBC 기자회 제공). © News1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KBS에 이어 MBC 기자들이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MBC 기자회 소속 1997년 입사한 30기 이하 기자 121명은 12일 사내 '자유발언대' 게시판에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세월호 참사 보도를 반성했다.

이들은 지난 7일 보도된 MBC '뉴스데스크' 기사 '[함께 생각해봅시다] 분노와 슬픔을 넘어서'를 들며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 세월호 취재를 진두지휘해온 전국부장이 직접 기사를 썼고 보도국장이 최종 판단해 방송이 나갔다"고 폭로했다.

해당 보도는 실종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장관과 해양경찰청장 등을 불러 작업이 더디다며 압박했다"고 하고 다이빙벨 투입이 "분노와 증오 그리고 조급증이 빚어낸 해프닝이었다"고 언급했다. 또 "사고 초기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현장에 간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구조작업이 느리다며 청와대로 행진하자고 외쳤다"고 묘사했다.

그러면서 "쓰촨 대지진 당시 중국에서는 원자바오 총리의 시찰에 크게 고무됐고 대륙전역이 '힘내라 중국', '중국을 사랑한다'는 애국적 구호로 넘쳐났다. 동일본 사태를 겪은 일본인들은 가눌수 없는 슬픔을 '혼네' 즉 속마음에 깊이 감추고 다테마에 즉 외면은 놀라울 정도의 평상심을 유지했다"고 비교했다.

동시에 "이번 참사에서도 고 정차웅군의 유족들은 장례비용 전액이 국가에서 지원됐지만 나랏돈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며 가장 싼 수의와 관으로 장례를 치뤄 감동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MBC 기자회 소속 30기 이하 일동은 해당 보도를 두고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며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다.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은 저희 MBC 기자들에게 있다. 가슴을 치며 머리를 숙인다"고 자책했다.

이들의 자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정부에 대한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다"며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 보도에 소홀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했고 현장 상황은 누락하거나 왜곡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는가 하면 '구조인력 700명', '함정 239척', '최대 투입' 등 실제 수색 상황과는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다"면서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끝으로 "사실을 신성시하는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겠다"며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 따르면 문제가 된 기사를 작성한 박상후 전국부장은 이날 해당 성명서가 공개된 뒤 전국부 소속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적극 가담이든 단순 가담이든 나중에 확인되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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