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전면 휴진을 선언한 서울대병원 교수들 외에도 주요 의대·병원 교수들이 대한의사협회(의협)의 18일 휴진과 총궐기대회에 동참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다만 무기한 휴진은 환자에 불편을 끼치고 정부가 유화책을 냈다는 이유로 신중 검토하는 분위기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른바 빅5 병원(국내 5대 대형병원)인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을 각각 산하 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는 18일 의협 휴진에 동참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서울성모병원을 둔 가톨릭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날까지 교수진 의견을 수렴한 후 12일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고려대의료원 교수 비대위 역시 이날까지 18일 휴진에 대한 교수들 의견을 듣기로 했다.

의대 교수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18일 휴진에 동참한다. 특히 전의교협은 12일 총회를 열어 전면 휴진 여부 등을 논의한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연세의대 교수)은 "의협과 투쟁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세브란스병원 교수 등이 속한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의 안석균 비대위원장은 "의협 회원으로서 의협 투표 결과에 따라 행동할 것으로 생각한다. 의협 결의 사항이니 18일 휴진에 대해 별도의 결의 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면서도 "무기한 휴진의 경우, 현재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날 오후 5시 온라인 총회를 열어 무기한 휴진 여부를 논의한다. 총회에서 무기한 전면 휴진에 나서자는 의견이 모이면 설문조사를 통해 휴진 기간과 시기를 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18일 하루만 봐도 남은 기간이 1주일밖에 없어 진료 조정이 어려운 데다 전면 휴진의 경우, 진료 차질 등 현실이 되기 힘들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전공의 사직서 수리, 복귀 시 행정처분 면제 등 정부가 유화책을 꺼낸 점도 교수들 입장에서는 압박 요인이다.

한 의대 교수는 "예약 환자들을 다른 날짜로 전환해주는 일부터 워낙 어렵다. 현실적으로 '휴진한다'면서 안 하게 되는 모습으로 비치는 일 또한 경계해야 한다.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되, 무기한 휴진의 경우 결정하는 데만 시차가 다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대 교수는 "18일 휴진은 의협 등 의료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결정이지만 서울의대처럼 무기한 전면 휴진을 따르기 어렵다. 전공의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벌이 실제 이뤄지면 모를까, 자체 동력도 떨어진다. 휴진 카드를 소모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선제적으로 '전면 휴진' 카드를 꺼내든 서울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서울대 내부에서는 휴진 만류 움직임이 거세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전날 교수들을 향해 "휴진 의사를 보류하고 진료와 교육 현장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서울대병원 이사장이기도 한 유 총장은 "현장을 지키면서 의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대학과 병원을 통해 소통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저와 학교 그리고 병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부했다.

서울대 교수회는 지난 9일 "환자에게 큰 피해를 주는 집단휴진은 지금껏 의료인으로 지켜온 원칙과 노력을 수포로 돌릴 수 있다"며 "의료계의 강경한 조치는 다른 한쪽의 극단적 대응을 초래할 비민주적 위험성을 갖고 있다"며 휴진 재고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1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총궐기대회를 개최하는 등 전면 휴진 계획을 세운 대한의사협회는 의사들의 결집을 유도하는 취지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자"면서도 "휴진 참여는 회원 개개인의 판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회원들에게 "의료 노예로 굴종하며 살지 않겠다. 당당한 모습으로 18일 오후 2시 여의도공원에서 만나자"고 전했고 박용언 의협 부회장은 연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감옥은 내가 간다. 쪽팔린 선배가 되지 말자. 개개인 판단에 따라 휴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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