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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제서야”…‘뒷북’ 논란에도 의협 총파업 꺼낸 이유

의대 교수 "6~7개월 후면 병원들 폐업…생존권 달려 있어"
"정부가 전향적 태도 보여야…집단 휴진 가기전 해결돼야"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2024-06-11 06:00 송고 | 2024-06-11 08:13 최종수정
10일 오후 전체 교수회의가 열린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 건물로 교수 및 의료진 등이 들어가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10일 오후 전체 교수회의가 열린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 건물로 교수 및 의료진 등이 들어가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의과대학 교수 등이 오는 18일 집단 휴진이라는 총파업 카드를 꺼내든 배경을 두고 논란이 적지 않다.

총파업을 하려면 진작에 했어야지 왜 이제 와서 분란을 일으키냐는 이유에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의대증원은 내년에 1509명 더 늘리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끝난 상태다. 더구나 의정갈등으로 의료공백이 4개월째로 접어들면서 국민의 피로도가 최고조에 달한 최악의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총파업 판을 벌이겠다는 것은 어떠한 대의명분을 앞세운다 하더라도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그럼에도 왜 이같은 결정을 했을까.

의료계 인사들은 총파업의 이유가 여러개 있지만 그중에서도 '정부의 불통'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이들은 정부가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자세로 의료계와 소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오는 1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에 모여 총파업 궐기대회를 개최한다.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들도 17일부터 전공의 행정처분 완전 취소를 요구하며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제외한 외래진료와 정규 수술을 무기한 중단한다.
의료계는 총파업의 이유로 정부의 강압적인 태도와 불통을 꼽았다. 2026년도 의대 정원, 필수의료 강화, 수가 등을 의료계와 논의할 수 있는데, 지난달 31일 2025년도 의대 정원 증원이 확정된 이후부터는 의료계와 아무런 논의조차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해 사직한 전공의, 궐기대회 등을 주도한 의협 간부 등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쌓인 불만이 터졌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의대 교수는 "지방 소재 대학병원들은 지금처럼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는다면) 6~7개월 안으로는 폐업한다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현실성 없는 전공의 수련 대책을 내놓으니 의대 교수들이 화가 나는 것"이라며 "생존권뿐만 아니라 의료시스템 붕괴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집단휴진'이라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을 사직한 전공의도 "정부가 대학병원으로 복귀하는 전공의에 한해서만 행정처분 등을 면해준다고 한 것이 오히려 전공의들에게는 역효과로 나타났다"며 "전공의들과 주기적으로 소통하고, 전공의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했다면 (전공의들을) 차별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정책을 내놓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개원의들은 모두 정신과에 가야 할 정도로 분노가 가득하다"며 "의사가 정말로 부족한지 계산을 해보자고 했는데, 강압적으로 처벌위주로만 나가니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약분업, 의학전문대학원도 의사들이 반대했는데 의료비 경감을 이유로 추진했다가 실패했다. 의대 증원도 전문가 입장에서는 실패가 눈에 보이는 정책"이라며 "의사들이 (의대 정원 증원 등을) 이렇게 반대하면, 의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의료계는 총파업, 집단휴진 등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의정갈등의 해결책으로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꼽았다. 또 의료계와 정부가 일대일로 만나서 의대 정원 증원, 필수의료 강화, 전공의 수련 등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최용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부회장은 "의료계의 공통적인 생각은 정부가 행정명령을 남발하지 말고 진정으로 (의료계와 소통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내놓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합리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수들이 (집단휴진)에 참여하겠다고 한 것이고, 그래서 유례없이 높은 (집단휴진) 찬성률이 나온 것"이라고 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도 전날(10일) 서울 중구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정부 아닌가. 지금이라도 정부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준다면 얼마든지 논의가 가능하다"며 "집단 휴진까지 가기 전에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의료계의 총파업 예고해 진료명령, 휴진 신고명령 등 행정명령으로 대응하며 강경책을 꺼내들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수십 년간 쌓아온 국민과 의료계 간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정이자 국민과 환자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또 단체행동을 주도하고 있는 의협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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