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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 긴장감 속 관람객 여유도…주민들은 '불안감'(종합)

임진각은 아침부터 관람객 발걸음, 철원 DMZ 탐방로는 운영중단
“우리나라 믿고 일단 지켜보자”, “평화 깨질까 두려워”

(전국=뉴스1) 한귀섭 기자, 양희문 기자, 이시명 기자 | 2024-06-10 16:21 송고
10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이동식 확성기로 추정되는 트럭이 철책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0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이동식 확성기로 추정되는 트럭이 철책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따른 우리나라의 확성기 맞대응으로 남북의 긴장고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관계가 점점 얼어붙는 가운데 강원, 경기, 인천 등 접경지는 차분한 분위기 속 걱정을 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10일 오전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엔 이른 아침부터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군사분계선과 불과 7㎞ 떨어진 접경지역에서 근무하는 이곳 직원들도 긴장한 내색 없이 평소처럼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직원들의 안내하에 1.7㎞ 길이 곤돌라를 타고 북한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민간인 통제구역 안으로 들어갔다.

민통선 곳곳엔 '지뢰' 표지판과 철책이 설치돼 있지만, 관광객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념사진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10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내 민간인통제구역 철책에 '평화'를 염원하는 글귀가 적힌 리본이 걸려 있다.2024.06.10./뉴스1 양희문 기자
10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내 민간인통제구역 철책에 '평화'를 염원하는 글귀가 적힌 리본이 걸려 있다.2024.06.10./뉴스1 양희문 기자

미국에서 온 조카를 데리고 견학 왔다는 A 씨(60대)는 "한국이 잘해줬음에도 (북한은) 여전히 도발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없는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에 사는 B 씨(73)는 "탈북민들이 먼저 풍선을 날렸기 때문에 북한에서 보복한 게 아니냐"며 "그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정부가 나서 풍선을 (북한으로) 보내는 걸 막은 뒤 대화로 해결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11시 50분쯤 강원 철원 김화읍 생창리. 이곳은 북한과 불과 2㎞ 떨어진 지역이다. 곳곳에는 검문소가 설치돼 외부인들의 출입을 확인했으며, 각종 군용차량이 오갔다.

이곳 민통선 검문소 앞에는 신원이 확인된 인원만 영농하기 위해 들어갈 수 있다. 마을에서 북쪽으로 정면에 있는 오성산에는 우리 군의 OP가 보였다. 

이날 마을 주민들은 밭에서 일을 하거나 꽃에 물을 주면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마을회관에서도 주민들은 TV를 보거나 소일거리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생창리는 DMZ 생태탐방로가 운영되는 주요 거점이다. 매주 화요일만 제외하면 관광버스와 관광객들로 일대가 북적인다. 하지만 남북 관계가 경색되자 군 당국은 10일부터 생태평화공원 방문자센터에 생태탐방로 통행을 불허한 상태다.

강화군 교동도 주민 김진합 씨(68)가 울타리 너머 이북을 가리키고 있다. 2024.06.10.이시명기자/뉴스1
강화군 교동도 주민 김진합 씨(68)가 울타리 너머 이북을 가리키고 있다. 2024.06.10.이시명기자/뉴스1

카페를 운영하는 박금화 씨는 “수십 년째 이곳에서 살고 있지만, 남북의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덩달아 괜히 불안한 마음이 있다. 아직도 잘 적응이 되지 않는다”며 “이럴 때라도 여야가 싸우지 않고 대승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찾은 인천시 강화군 교동면 인사리에서 밭일을 보던 한영순 씨(77)는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 불안한 내색을 숨기지 않았다. 한 씨는 "2015년 8월은 두 번 다시 일어나면 안 되는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있다"며 "당시 북한이 포를 쏜다는 소식에 헐레벌떡 대피소로 뛰쳐나갔는데, 다시 또 같은 일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놀라 쓰러질 판이다"고 전했다.

인생 제2막을 펼치기 위해 교동도 대룡1리로 이사 온 김진합 씨(68)는 걱정이 앞선다. 퇴직 후 교동도로 귀촌을 택했지만, 최근 남·북 간 대립 구도 속에 더 이상 여유롭게 지낼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찾아왔기 때문이다.

김 씨는 "2019년 퇴직 후 귀촌을 결심한 뒤로 교동도에서 만족하면서 생활을 이어오고 있었다"며 "그런데 최근 북한의 오물 풍선에 이어 남북 군사합의 효력이 중지되면서, 그동안 누렸던 평화가 깨질 것 같다는 생각에 불안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10일 강원 철원 김화읍 생창리 남대천 인근 풀 숲에 지뢰 위험 표시가 곳곳에 붙어있다. 2024.6.10 한귀섭 기자
10일 강원 철원 김화읍 생창리 남대천 인근 풀 숲에 지뢰 위험 표시가 곳곳에 붙어있다. 2024.6.10 한귀섭 기자

강화 교동도는 북한과 떨어진 거리가 2.6㎞에 불과한 접경지역이다. 이에 대남·대북 방송이 시작되면 소음공해는 물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던 곳이다.

한편 우리 군은 북한의 연이은 오물 풍선 살포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9일 오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그러자 북한은 9일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대남 오물 풍선 310여 개를 추가 살포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8~29일과 이달 1~2일, 8~9일 등 3차례에 걸쳐 총 1300여 개의 오물 풍선을 우리 측으로 날려 보냈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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