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팔이' 모디 불안한 승리…초대 총리 네루와 어깨 나란히[피플in포커스]

연합 여당, 과반 의석 차지했으나 집권 BJP 단독 과반 달성은 실패
'모디 10년'의 명과 암…극적 성장했지만 빈부격차 여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선거운동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24.05.2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선거운동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24.05.2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1950년 인도 서부 구자라트의 작은 마을에서 차이왈라(Chaiwala·인도식 홍차인 차이를 파는 상인)로 시작해 정치권력 정점에 이르기까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 이후 처음으로 3연임을 달성하며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제18대 인도 하원의원 543명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 주도 국민민주연합(NDA)이 293석을 확보하며 과반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총선 때 BJP 단독으로 303석을 얻어내며 단독 과반을 달성한 것에 비해 이번에는 240석으로 부진한 보습을 보였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는 인도에서는 연방하원 의석수를 가장 많이 확보한 정당이나 정치연합의 지도자가 정부를 이끈다. 이에 따라 모디 총리 역시 집권 3기를 맞을 예정이다.

나란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7일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 라닙 투표소에서 투표후 기표 표시가 된 검지손가락을 내보이고 있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국민당(BJP)은 6월 1일 끝나는 이번 총선에서 승리가 확실시돼 모디 총리의 3선 연임도 보장될 것으로 보인다. 2024.05.07 ⓒ AFP=뉴스1 ⓒ News1 김성식기자
나란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7일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 라닙 투표소에서 투표후 기표 표시가 된 검지손가락을 내보이고 있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국민당(BJP)은 6월 1일 끝나는 이번 총선에서 승리가 확실시돼 모디 총리의 3선 연임도 보장될 것으로 보인다. 2024.05.07 ⓒ AFP=뉴스1 ⓒ News1 김성식기자

◇차이 팔던 하층민에서 '3연임' 총리까지

모디 총리는 구자라트주(州) 바드나가르에서 1950년에 카스트 신분제 하위계급인 '간치(상인)'에 속하는 식료품 잡화상 집안의 6남매 중 세째로 태어났다. 부친을 도와 어린 시절에 기차역 근처에서 차이를 팔았고, 10대 시절에는 형과 함께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차이 노점상을 꾸리기도 했다.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모디 총리는 일찍이 정치에 눈을 떴다. 10대에 인도국민의용단(RSS)이라는 힌두교 근본주의 단체에 가입해 자원봉사 훈련을 시작했고, 20살이 되던 1970년에는 선전단원이 됐다. 인도-파키스탄 전쟁이 벌어진 이듬해에는 RSS에 정식 가입했다.

이와 동시에 학문 연마에도 힘썼다. 그는 델리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구자라트 대학에서는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된 BJP와 인연을 맺게 된 것도 RSS에 가입하면서다. RSS는 BJP의 모체라 할 수 있는데, BJP가 1985년 지자체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며 모디 총리도 BJP의 주 사무총장에 올랐다.

1995년과 1998년 구자라트주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인도국민당 내에서 핵심 전략가로 부상했고, 2001년 구자라트 주지사에 올랐다. 2014년 총리가 되기 전까지 세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모디 총리는 첫 선거에서 '차이왈라' 출신이라는 점을 영리하게 활용했다. 노점이나 찻집에서 차이를 마시며 유권자들의 의견을 듣는 '차이 페 짜라(Chai Pe Charcha)'는 유권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1일 인도 뭄바이에 있는 도매시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이 자전거로 채소 포대를 옮기고 있다. 2023.02.01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1일 인도 뭄바이에 있는 도매시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이 자전거로 채소 포대를 옮기고 있다. 2023.02.01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모디 10년' 명과 암…극적 성장했지만 빈부격차 여전

모디 총리의 집권 10년을 뒷받침한 건 '모디노믹스'와 힌두 민족주의다.

모디 총리 집권 이후 인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평균 4%를 넘고, 2014년 세계 10위던 GDP는 지난해 5위를 기록했다. 모디 총리는 2029년까지 인도 경제를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모디 총리의 경제 정책은 노동자들을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로 내몰고, 불평등·실업·불완전 고용을 늘렸다는 비판을 받는다.

세계 불평등 연구소에 따르면 인도 노동 연령 인구의 약 90%는 연 평균 소득인 2770달러(약 380만 원)에 못 미치는 소득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부격차도 극심하다. 소득 상위 1%가 국가 자산의 40% 이상을 갖고 있는 반면 하위 50%가 가진 국가 자산은 6%에 불과했다.

모디 총리와 BJP는 400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도입했지만, 보조금은 일시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프린스턴 대학의 경제학자 아쇼카 모디는 AP통신에 "보조금은 사람들이 자신과 자녀가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모디 총리가 3연임을 굳힐 경우, 힌두 민족주의를 필두로 한 종교 탄압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도는 80%의 힌두교도와 15%의 무슬림(약 1억8000만 명)으로 구성됐는데, 모디 정부는 통치를 위해 의도적으로 무슬림을 억압해 왔다.

모디 정부는 2019년 8월 무슬림이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잠무 카슈미르 지역의 자치권을 박탈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종교 박해를 피해 온 망명자들에게는 시민권 획득을 허용하면서도 무슬림은 사실상 제외했다. 지난 2022년에는 일부 지역 학교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하며 무슬림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힌두교와 이슬람교 간 갈등 진원지인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아요디아 새 힌두교 사원 개관식에 참여해 보란 듯 힌두교 신자들의 표심 집결에 박차를 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인권 단체는 힌두 민족주의자들이 인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BBC가 모디 총리를 비판하는 다큐멘터리를 내놓자, 인도 정부는 이 다큐멘터리가 인도 내에서 방영되지 못하도록 하고 X(옛 트위터)와 유튜브 등에서 삭제되도록 했다.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인도의 언론 자유도 순위는 모디 총리가 처음 집권한 2014년 140위에서 지난해 150위까지 주저앉았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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