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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여성 짝사랑해 청혼…답 없자 "날 농락해?" 흉기 살해 [사건의 재구성]

'연인관계' 주장했으나…1심 재판부 "일방적 호감" 징역 30년 선고
"함부로 선처해선 안 된다"…항소·상고 모두 기각돼 형 확정

(경기=뉴스1) 배수아 기자 | 2024-05-31 06:30 송고 | 2024-05-31 09:23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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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씨의 행동이 변한 건 A 씨가 갑자기 청혼한 직후부터였다. B 씨는 아무런 답을 주지 않은 채 A 씨의 연락을 슬슬 피하기 시작했다.

B 씨(50대)는 '국희'라는 가명으로 성매매 일을 했다. 그러던 중 A 씨(50대)를 만나 4년간 연인처럼 지냈다.
A 씨는 청혼까지 했는데 B 씨가 묵묵부답하자 자신을 농락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곧 B 씨를 살해해야겠다는 결심으로까지 이어졌다.

A 씨는 B 씨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2022년 12월 17일 저녁 8시쯤, 경기 성남시의 한 모텔 주차장에서 B 씨의 차를 발견했다.

그는 모텔에 B 씨가 있음을 확인하고, 집으로 되돌아가 미리 사둔 흉기를 챙겨 다시 모텔로 돌아왔다.
이어 모텔 업주에게 "국희를 불러 달라"고 했다.

다음 날 새벽, 모텔 205호 안에선 끝내 참극이 일어났다.

A 씨는 "연락도 하지 않고 나를 엿 먹이는 거냐"고 B 씨를 추궁하다가 결국 B 씨에게 흉기를 겨눴다.

A 씨는 "너는 나를 4년 동안 이용했다. 나쁜X. 이건 4년간 내 마음을 이용한 죄"라면서 B 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그는 "살려달라"는 B 씨의 절박한 외침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동안 내 마음을 고생시킨 벌"이라면서 재차 흉기를 휘둘렀다.

그리고 쓰러진 B 씨를 남겨둔 채 205호를 떠났다. B 씨는 결국 숨졌다.

모텔 관계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같은 날 오전 9시 30분쯤 경기 안성의 A 씨 주거지 인근에서 그를 체포했다.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법정에서 "연인관계로 지내왔는데 B 씨가 자신을 멀리하자 배신감과 상실감에 B 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사 결과 B 씨는 생전에 주변에 "A가 부담스러워 전화번호를 차단했는데 나를 계속 찾아와 만나려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가 사이코패스 같다, 나를 찾아왔길래 잘 달래서 보내려고 여관을 나와 그의 차를 타고 2시간 정도를 돌아다니기도 했다"고 하는 등 불안감을 호소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강동원)는 A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상호 간의 애정에 기초한 연인관계였다기보다는 피고인이 성매매 상대방인 피해자에 대해 일방적으로 호감을 가진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와 연인관계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한 피고인의 행위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런 죄 없는 사람을 별다른 이유 없이 살해한 범죄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하고 함부로 선처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상고했지만 모두 기각돼,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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