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없는 병원 100일째에도…'니 탓 남 탓' 공방 가열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 '의료개혁' 심포지엄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모두를 위한 의료개혁 : 우리가 처한 현실과 미래' 토론회에서 한지아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등 참석자들이 패널 토의를 하고 있다. 2024.5.29/뉴스1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모두를 위한 의료개혁 : 우리가 처한 현실과 미래' 토론회에서 한지아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등 참석자들이 패널 토의를 하고 있다. 2024.5.29/뉴스1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정부의 의대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지 100일째인 29일에도 의료계와 정부는 서로 남 탓 하며 입씨름을 이어갔다.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오전 '모두를 위한 의료개혁: 우리가 처한 현실과 미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비대위 소속 교수 외에도 보건복지부 담당자 등이 참석했다.

강준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총괄과장은 "초고령 사회 전환을 목전에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에 대해서 현장에 힘들게 일하셨던 분들이 이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인계점에 도달한 상황이 되었다"며 "주요 선진국들은 의대 정원을 늘리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장기간 동결했다"고 말했다.

이에 안덕선 고려대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의대증원이) 국민만 바라보고 (추진했다는데) 국민의 감성만 호소하고, 과학적 실체 근거가 부족하다"며 "단기간에 만족은 줄 수 있지만 장기간 고통이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 정책을 결정할 때 의견 수렴 전 과정을 다 녹화하거나, 회의록을 공개해 공정성,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 (의대 증원은) 이 과정을 따른 결정인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정부와 의료계는 불공정한 수가체계, 의료소송 등 의료계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강 과장은 "2000년대 초반의 체계에 머물러 있는 의료제도와 건강보험 체계에 대해서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획일적 수가 인상을 탈피하고 저평가된 항목의 수가를 집중 인상하겠다"고 설명했다.

강 과장은 우리나라 의료의 문제점으로 실손보험 확대로 인한 비급여 시장 팽창, 저수가 등 공정하지 못한 보상체계,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현상, 의료 소송문제로 인한 필수의료 기피 문제 등을 꼽았다.

그는 의료개혁 4대 과제로 의료 인력 확충, 전달 체계 정상화 및 지역 의료 강화, 의료 사업 안전망 구축, 공정한 보상 체계 확립을 제시했다. 그는 "그간 정부와 공급자 위주 시각에서 정책을 많이 펼쳐왔지만 앞으로는 국민과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가지고 갈 것"이라며 "지금이 (의료개혁의) 적기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임재준 서울대병원 공공부원장도 "1년이 365일인데 2022년 365회 이상 병의원을 방문한 환자가 2260명이고, 이들의 연간 평균 외래 진료 횟수는 452회였다"며 "이들의 병원 방문에는 실손보험이 큰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실손보험을 가진 경증 환자들의 지나친 응급실 방문이 응급실 뺑뺑이의 주 원인 중 하나"라며 "실손보험의 대대적이고 근본적인 개혁이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공의 복귀와 관련해서 정부는 소통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의료계는 행정처분 등을 철회하지 않으면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강준 과장은 "의정 협의를 하면서 전공의 선생님들을 얘기를 많이 듣고 별도로 만나기도 했지만, 여러가지 이슈들 때문에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며 "어느정도 상황이 정리되면 전공의 선생님들을 포함해서 젊은 의사 선생님들을 모시고 앞으로 어떤 것들을 개혁해야 할 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안덕선 교수는 "파업을 합법화했으면 외국처럼 2주 전에 사전 고지를 하고 진행을 했을 것이고, 전공의들도 돌아왔을 것"이라며 "정부에서 전공의들에게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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