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환경에선 일할 수 없다"…사직 전공의들, 윤 대통령에 편지(종합)

응급의학과 사직 전공의 54인, 책과 편지 전달
"의료개혁 신중해야…현장 아우성에 귀 기울여달라"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가운데)과 사직 전공의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에게 전달할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들이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글'과 '응급실, 우리들의 24시간'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5.2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가운데)과 사직 전공의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에게 전달할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들이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글'과 '응급실, 우리들의 24시간'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5.2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응급의학과 사직 전공의 54명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런 환경에서는 더 이상 스스로를 혹사하며 일할 수 없다"면서 "젊은 의사들이 왜 가장 먼저 사직서를 제출했는지 살펴달라"는 공개 편지를 보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과 응급의학과 사직 전공의들은 이런 내용의 편지와 함께 응급의학과 사직 전공의 54명의 참여로 발간된 수기집 '응급실, 우리들의 24시간' 책자를 2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사직 전공의 김찬규 씨와 전호 씨는 윤 대통령에게 전하는 편지를 통해 "아픈 이라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열려 있는 것이 응급실의 문"이라며 "그 안에서 전공의들은 낙수과라는 낙인이 아닌, 필수의료의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책에 평소 응급실에서 환자만을 생각하며 일하던 전공의들의 삶을 담았다. 꼭 읽어 주시고 현장의 아우성에 귀 기울여달라"며 "직접 환자를 보는 전문가의 의견과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의료개혁이 신중히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 전 (의료개혁 완수) 전광판 공익광고를 봤다. 지하철과 라디오, 하물며 영화관에서도 같은 광고를 마주할 수 있었다. 정부의 의료 개혁에 대한 의지가 굳건함을 느꼈다"면서도 "그러나 의료 현장은 전광판 위가 아닌 환자 곁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지금 이 시기에 환자와 의료진이 쌍방 신뢰할 진료와 교육 환경,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정부가 지향하는 의료 개혁의 방향대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응급의학과 2년차 레지던트였으나 병원을 떠난 전씨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면서 "무너진 의료현장을 10년 뒤에 나올 의사로 해결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대통령이 이번 필수의료 지원 정책을 통해 응급의학과를 많이 도와주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응급의학과 3년차 레지던트였던 김씨는 "전공의 때 대동맥 박리를 진단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한 의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건 잘 아실 것"이라면서 "형벌주의로 의사를 대하는 정책 기조 때문에 의사들은 위축된다"고 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왼쪽)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들이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글'과 '응급실, 우리들의 24시간'책을 전달하고 있다. 2024.5.2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왼쪽)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들이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글'과 '응급실, 우리들의 24시간'책을 전달하고 있다. 2024.5.2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이들은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의료의 최전선에서 자긍심을 갖고 일해 나가던 젊은 의사들이 왜 가장 먼저 사직서를 제출했는지 살펴달라"며 "최일선에서 환자 보기를 선택하고 한국 의료 발전에 기여해 온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응급실, 우리들의 24시간' 책자는 응급의학과 사직 전공의 54명이 수필·시·만화 등을 통해 응급실 현장에서의 수련 경험을 담고 있다.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은 "현장의 진솔한 얘기를 담았다. 용산 대통령께서도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책을 전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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