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위반 의심' 나포 선박, 위치 신호 끄고 北 입항한 듯"

"1월 30일 위치 신호 발신 중단…58일 만에 다시 발신"
"구매 후 공식 운항 기록 2회 뿐…불법 행위 연루 가능성"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제 결의 위반 행위 연루가 의심되는 무국적 선박을 최근 영해에서 나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3일 부산 서구 암남공원 앞바다 묘박지에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3000톤급 화물선 'DEYI'호가 정박해 있다. 2024.4.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제 결의 위반 행위 연루가 의심되는 무국적 선박을 최근 영해에서 나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3일 부산 서구 암남공원 앞바다 묘박지에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3000톤급 화물선 'DEYI'호가 정박해 있다. 2024.4.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정부가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나포한 무국적 선박이 위치 신호를 끄고 북한에 입항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소리(VOA)는 선박위치정보 '마린트래픽'을 인용해 3000톤급 화물선 'DEYI'호가 지난 1월 30일 오전에 위치 신호 발신을 중단한 뒤 58일 후에 다시 신호를 발신했다면서 이 기간에 해당 선박이 북한을 방문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VOA에 따르면 이 선박은 지난해엔 전혀 운항하지 않다 지난 1월 7일 중국 웨이하이항 인근 바다에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선박은 자동식별장치(AIS)를 통해 위치를 알리는 만큼 이때 AIS를 켠 것으로 풀이된다.

각국 항구를 운항하는 화물선이 위치 신호를 끄고 두 달 가까이 잠적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국제해사기구(IMO)는 국제 수역을 운항하는 선박들이 AIS를 상시 켜두고 운항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웨이하이항 부두에 접안한 선박은 같은 달 25일 뱃머리를 한반도 쪽으로 돌려 29일 오전 1시쯤 부산항에 입항했다. 당시 한국 정부에 남긴 선박 정보에 따르면 이 선박은 2999톤 규모의 산적 화물선(벌크선)으로, 비한국인 선원 13명이 타고 있었다.

이 선박은 입항 17시간 만인 28일 오후 6시쯤 다시 출항했는데, 이때 한국 항만당국에 신고한 다음 목적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다.

하지만 이 선박은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지 않았다. 이 선박은 블라디보스토크로 항해하려는 듯 부산에서 울산 쪽으로 방향으로 잡았다가 29일 오후 10시쯤 부산 방면으로 기수를 돌렸다.

이후 대한해협까지 남하한 뒤 30일 오전 6시쯤 위치 신호 발신을 중단하면서 지도에서 사라졌다. 이후 3월 28일 위치 신호를 다시 발신했다.

이 선박은 한국과 중국의 중간 수역에 등장했는데, 남해를 따라 이동하다 기수를 부산항으로 돌렸다. VOA는 우리 정부에 나포돼 한국 영해로 진입하는 과정으로 추정했다.

닐 와츠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전문가패널 위원은 VOA에 "불법 활동을 하는 선박은 북한 해안에서 50~70마일(80~112km) 이내로 접근하면서 AIS를 꺼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VOA는 이 선박이 지난 1년간 정박한 항구가 웨이하이항과 부산항 2곳뿐이라는 공식 기록도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꼽았다. 이 선박은 지난해 5월 토고 선적을 취득하며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는데, 이후 운항 기록이 웨이하이항에서 부산항으로 이동한 1월과 우리 정부에 억류될 때가 전부라는 것이다.

VOA는 고가의 화물선을 구매한 선주가 선박을 묵혀 두긴 어려운 만큼 주로 AIS를 끈 채 운항했고, 그만큼 불법 행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의심했다. 선박의 등록 소유주는 홍콩의 'HK 일린 쉬핑'으로 이 선박 한 척만 소유한 작은 회사다.

와츠 전 위원은 "선박을 억류하는 것은 심각한 사안"이라며 한국과 미국 정부가 이 선박의 제재 위반 행위 증거를 확보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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