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 조용히 '통일흔적' 지워…이념적 혼란 우려"

"北, 주민 대상 '통일 포기' 선전·선동 없이 단계적 통일 삭제"

북한 조선중앙TV에 포착된 북한 '애국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통일 포기' 선언 이후 애국가 가사 중 한반도를 뜻하는 '삼천리'가 '이 세상'으로 바뀌었다.(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 조선중앙TV에 포착된 북한 '애국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통일 포기' 선언 이후 애국가 가사 중 한반도를 뜻하는 '삼천리'가 '이 세상'으로 바뀌었다.(조선중앙TV 갈무리)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통일부는 북한이 '통일 포기'를 선언한 뒤 주민들 대상으로 선전·선동, 세뇌 교육을 하지 않는 것을 두고 "비교적 조용하게, 단계적으로 '통일 흔적' 지우기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일 포기에 관해) 내부적으로 홍보하거나 교육하는 모습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통일 흔적 지우기는) 대남 동경과 기대심리를 원천 차단하는 데 역점을 둔 것으로, 남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완전히 패배한 것을 자인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급격히 선대의 업적을 지우는 것은 내부적으로 이념의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앞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고 남한을 통일 대상으로 삼지 않겠다며 통일 포기를 선언했다.

이후 북한은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을 철거하고 애국가 가사에서 '삼천리'를 '이 세상'으로 바꿨다. 또 평양 지하철역 '통일역'에서 '통일'을 뺐으며 각종 한반도 지도에서 남한 부분을 삭제하고 대남 조직을 해산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통일을 추구했던 흔적을 지우고 있다.

이는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선대의 유훈(遺訓)을 부정하는 것이기도 해 북한 엘리트와 주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전날 통일정책연구포럼에서 "두 국가 선언 이후 현재까지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 관영 매체에서 관련 보도가 전혀 없고, 주민 선전·선동 및 궐기대회도 전무하다"라며 이는 북한의 내부 혼란 때문일 것으로 해석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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