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최초 천만 '파묘', 악지서 끌어올린 大흥행…어떻게 가능했나 [N이슈]①

2월 22일 개봉 후 32일 만인 24일 오전 천만 돌파

'파묘' 스틸 컷
'파묘' 스틸 컷
'파묘' 스틸 컷
'파묘'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파묘'가 해냈다. 오컬트 장르 '최초'의 천만 영화의 탄생이다. '파묘'는 24일 오전 8시 현재 누적 관객 1000만 1642명(이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을 기록, 지난 2월 22일 개봉 후 32일 만에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장재현 감독으로서도 처음 경험하는 '천만 흥행'이다. 앞서 장 감독은 '검은 사제들'로 약 544만 명, '사바하'로 약 239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이끈 바 있다.

'파묘'는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기대감이 높았던 작품이다.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장재현 감독의 신작인 데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 등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들과 루키가 한 팀을 이뤄 앙상블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파묘'의 '천만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 여겨졌던 것은 아니다. '파묘'가 개봉한 2월 말은 겨울 방학의 끝물로 전통적인 성수기를 비켜 나간 시점이다. 게다가 현재 극장가는 팬데믹 이후 찾아온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관객들의 관람 패턴 변화로 변수가 많아 기대작이라 해도 안정적인 흥행을 바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뿐 아니라 이 영화가 앞세운 오컬트 미스터리라는 장르는 '천만 영화'의 필수 요소인 대중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카테고리다. 비슷한 부류의 미스터리 영화 '곡성'(최종 스코어 약 687만명)이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음에도 천만 동원까지는 가지 못했던 점 및 한국 역대 천만 영화 22편 대부분이 간혹 액션, 코미디, 범죄 등이 가미되긴 했지만 드라마 장르라는 점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파묘'는 이 모든 핸디캡을 '가볍게' 뛰어넘고 천만 관객을 매료시켰다. 그것도 지난해 12월 24일 '서울의 봄'이 '천만 흥행'을 이뤄낸 뒤 3달 만에 해냈다. '파묘'의 이 같은 성공은 역시 팬데믹 이후 흥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입소문'의 효과 덕이라 보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입소문'의 핵심은 많은 이야깃거리다. '파묘'에는 영화를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의외의 요소들이 많았다. '여우가 범의 허리를 잘라' 버린 것처럼, 초반부에는 예고된 이미지들을 통해 기대했던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후반부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여기서 효과적으로 활용된 것은 일종의 '이스터 에그'(작가가 몰래 숨겨놓은 메시지)인 '항일 코드'다. 쇠말뚝 괴담을 차용한 후반부의 내용을 중심으로 차 번호판에 숨겨진 메시지,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붙인 극 중 배역의 이름 등의 이스터 에그를 발견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반전의 재미를 준다. 비록 '험한 것'의 정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렸으나, 해석의 여지가 있는 의외성 가득한 내용이 입소문으로 연결돼 흥행을 견인했다.

영화가 표면적으로는 비주류 장르인 '오컬트'의 외양을 취했지만, 구조적으로는 대중적인 '케이퍼 무비'의 특징을 갖고 있는 점도 남녀노소 관객들의 입맛에 맞아떨어질 수 있었던 중요 원인이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오컬트 장르가 대중적이지 못한 이유는 장르적 특성 자체가 명쾌하게 끝을 보여준다거나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보여주지 않고 애매하게 끝을 내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신비로운 일처럼 보이고 공포감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찝찝한 기운이 남을 수밖에 없는 장르다"라고 오컬트 장르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파묘'는 후반부에 가면 공포의 실체가 드러난다, 그리고 영화를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네 명의 스페셜리스트가 문제를 해결해 가는 구조로 이야기가 풀어져 있다"라며 "굉장히 대중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면서 '파묘'가 대중적인 '오컬트 영화'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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