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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의사 연봉 OECD 1위인데…급여 낮은 전공의 의존 괜찮나[체크리스트]

GNI 높은 독일·네덜란드 보다 의사 임금 높아
의사 수는 부족…전공의에게 의존하는 시스템도 문제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2024-02-24 06:30 송고
편집자주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거나 쟁점이 되는 예민한 현안을 점검하는 고정물입니다. 확인·점검 사항 목록인 '체크리스트'를 만들 듯, 우리 사회의 과제들을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전공의 집단 진료거부 사태가 나흘째 이어진 23일 오후 대전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2.2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전공의 집단 진료거부 사태가 나흘째 이어진 23일 오후 대전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2.2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한국 의사의 연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입니다. 반면 의사 수는 최하위 수준입니다. 이 같은 현실은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를 부른 하나의 요인이 됐지요.

특히 의사 연봉을 겨냥한 비판론이 거세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김윤 서울대 교수가 얼마 전 MBC '100분 토론'에 나와 "전공의 마치고 군대 다녀온 35살 안팎의 전문의가 받는 연봉이 3억~4억 원"이라고 주장해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김 교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개원의 세전 연봉이 2억 8000만 원에서 2억 9000만 원 수준으로 40세 이상 자영업자 수준"이라는 것이 대한의사협회의 주장입니다.

◇한국 의사 연봉, 해외와 비교하면?

무엇이 사실일까요?
일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간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3'에 따르면 2020년 연평균 임금 소득을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한국 봉직의 평균 임금 소득은 19만 2749달러(약 2억 5173만 원)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조사된 OECD 28개국 회원국 중 1위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OECD 평균인 11만 5818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기도 합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높은 독일이나 네덜란드보다도 높은 것입니다.

한국에 이어선 네덜란드(19만 2264달러), 독일(18만 8149달러), 아일랜드(16만 5727달러), 영국(15만 5419달러) 순으로 봉직의 임금 소득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가장 임금 소득이 적은 국가는 폴란드(4만 7055달러)였습니다.

개원 전문의 연평균 소득 또한 29만 8800만 달러로, 벨기에(30만 1814달러) 다음으로 높았습니다. 개원의 연봉 수준은 전체 노동자 평균보다 6.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OECD 국가 중 최대 격차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의료계는 PPP 환율의 경우 물가 변동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국민총생산량(GDP)을 적용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한국 봉직의 평균 임금 소득의 경우, 미국과 일본 등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국가도 있어 섣불리 가장 높다고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해외 언론에서는 한국 의사들의 연봉이 높은 수준이라고 언급합니다.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이른바 '빅5'(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대형 병원에 가려던 환자들이 중소형 병원으로 몰리고 있다. 응급 환자수도 30% 급증했다. 22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2.2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이른바 '빅5'(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대형 병원에 가려던 환자들이 중소형 병원으로 몰리고 있다. 응급 환자수도 30% 급증했다. 22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2.2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타임지는 최근 보도에서 "한국은 고도로 민영화된 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의사 연봉은 세계 최고 수준에 속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의사 수는 하위권…전공의에게 의존하는 시스템도 문제

의사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과 대조적으로 '의사 수'는 부족합니다.

임상 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OECD 국가 중에서 두 번째로 적었으며, OECD 평균(3.7명)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의사 수는 적지만 1인당 감당해야 하는 업무 부담은 큰 것으로 보입니다. 2021년 기준 국민 1인당 외래진료 횟수는 15.7회로 OECD 국가 평균 5.9회보다 2.6배 많았습니다. 의사 1인당 진료 건수는 6113명으로 관련 통계가 있는 OECD 32개국 중 가장 많았다. 이는 OECD 평균인 1788명의 3.4배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의 의료 수준을 폄하될 수준은 아닙니다. 실제로 한국 국민의 기대수명(83.6년)이나 보건의료 이용·병상·의료장비 등은 OECD 평균 대비 상위권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의료 수준이 전공의를 쥐어짜기한 결과로 의심된다는 겁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의 '2022년도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주당 평균 77.7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의 평균 월급은 380만~400만원대 수준으로, 노동시간 대비 임금이 '고소득'으로 분류하기는 어렵습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인 A 씨는 "현재 병원들은 저렴한 비용에 전공의들을 고용하고 있다"면서 "전공의 입장에서는 미래의 소득을 생각하면서 견디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학병원 의사 B 씨는 "낮은 수가로 대학병원 수입이 저조하기 때문에 일반의·전문의 고용이 어려운 구조"라며 "이러한 이유로 교육생 신분에 급여가 낮은 전공의에게 의존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의료계가 수가 인상과 집도의(교수) 확대를 요구하는 배경입니다. 다만 정부가 이미 필수 의료 수가를 높이겠다고 했는데도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에 돌입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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