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국시 거부 주역들 전공의 됐다"…오늘 파업 여부 결정

밤 9시 임시대의원총회…설문조사선 파업 찬성 90% 육박
정부, 파업시 위기단계 상향 강력 대응 예고

지난 2020년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의사 가운을 벗어 모아놓은 모습. 2020.8.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지난 2020년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의사 가운을 벗어 모아놓은 모습. 2020.8.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전공의들의 파업 여부가 12일 결정된다.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의사들의 파업에 가장 큰 동력이 되는 만큼 정부와 의료계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국의 전공의 1만5000명이 가입돼 있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날 밤 9시 온라인으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202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5년간 의대 입학 정원을 매년 2000명씩 늘려 2035년까지 의사를 1만명 확충하기로 한 정부 결정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한다.

대전협은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전국의 수련병원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이어왔다. 그 결과 지난 3일까지 140여개 수련병원 1만여명의 회원들 중 88.2%가 '의대 증원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각 수련병원에서도 전공의들이 대전협의 결정에 따를지에 관한 의견 수렴을 이어가고 있다.

'빅5' 병원 중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전공의들은 이미 대전협 결정에 따르겠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고, 서울성모병원은 설 연휴 직전까지도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서울성모병원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복지부가 파악한 '빅5' 병원 전공의 수만 전체 전공의의 25%에 해당하는 2300여명에 달한다.

지난 2020년 서울 용산구 대한전공의협의회 사무실 한편에 파업 관련 피켓이 쌓여 있던 모습. 2020.9.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지난 2020년 서울 용산구 대한전공의협의회 사무실 한편에 파업 관련 피켓이 쌓여 있던 모습. 2020.9.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전공의들의 파업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교수의 지도 아래 진료를 보는 일, 처치에 따라 환자의 상태를 계속 체크하고 교수의 진료와 수술을 보조하는 일 등을 도맡는 전공의들의 업무 특성상 이들이 의료 업무 일선에서 손을 떼게 된다면 병원은 그야말로 마비가 된다.

하지만 이들의 파업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설문조사에서 90%에 육박하는 전공의들이 파업에 결의했고, 빅5 병원도 이미 대전협 결정에 따르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대전협 회장의 의지도 남다르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의대증원 발표가 있은 다음날인 7일 오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입장문을 올려 "2000명은 해도 너무 지나치다.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정확한 의료인력 수급 추계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얘기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대한민국 의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이 파업에 돌입할 경우 투쟁 강도는 더 거셀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의료계에선 그 이유로 지난 2020년 의대 증원 반대 파업에 참여해 국가고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이 현재 전공의 과정을 밟고 있다는 점을 든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당시엔 500여명을 늘리겠다는 것에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를 해 응시율이 14%에 불과했고 이 움직임이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해 정부가 결국 증원 정책을 철회했다"며 "그 당시 의대생들이 현재 전공의로 일하고 있고, 이들이 이미 한 번 강력한 파업으로 주장을 관철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그들의 저항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위원장에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을 선출했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선출 일성으로 전공의와 의대생을 아우르는 강력한 비대위 구성을 예고했다.

대전협과 의협의 움직임에 정부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의대 증원 계획 발표 직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를 꾸려 보건의료 위기단계를 '경계'로 발령하고 설 연휴 시작일인 9일까지 조규홍 복지부 장관을 필두로 4차례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해왔다. 12일부터는 회의는 물론 코로나19 때처럼 국민들에게 매일 상황을 알리는 브리핑도 열 예정이다.

복지부는 만약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단체가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할 경우 위기단계를 즉각 '심각'으로 올려 더욱 강화된 대응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다.

만약 위기단계가 '심각'으로 상향될 경우 중수본은 복지부 장관 주재에서 국무총리로 바뀌게 된다. 박 차관은 지난 8일 중수본 브리핑에서 "총리 주재 회의체가 만들어지게 되면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까지 다 포괄해 더 강력한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는데 그러한 단계까지도 다 계획을 해왔고, 상황에 맞게 전개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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