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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감독 내정설만 돌다 불발…은둔 생활 한 이호준 "너무 우울했다"

LG KS 우승 후 SSG 감독 면접 봤지만 임명 불발
"우승 기분도 제대로 못 즐겼겨…가족들에게 미안"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23-12-09 05:00 송고
이호준 LG트윈스 타격코치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프로 지도자상을 수상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3.1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호준 LG트윈스 타격코치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프로 지도자상을 수상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3.1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한국시리즈 기간 SSG 랜더스 감독 내정설로 곤혹을 치렀다가 끝내 선임이 불발된 이호준 LG 트윈스 코치가 약 3주 만에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심한 우울증에 대인 기피증을 겪어 집 밖으로 나갈 수조차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 코치는 지난 8일 서울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 참석해 프로지도자상을 수상했다.

그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13일 LG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한국시리즈 5차전 이후 25일 만이다. 지난달 30일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도 올해의 코치로 뽑혔지만 부담감과 우울증이 심해 불참한 바 있다.

화통한 성격의 이 코치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한국시리즈 기간 겪은 SSG 감독 내정설 때문이다.

당시 SSG는 김원형 감독을 경질하고 신임 사령탑을 물색하고 있었는데, 한 매체는 이 코치가 SSG 감독으로 내정됐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었다.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준비하던 LG로선 달갑지 않은 내용이었고, 이 코치 또한 팀에 민폐를 끼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컸다.

LG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치른 1차전에서 KT에 패하며 흔들리는 듯 보였지만 이후 2~5차전을 내리 이기며 정상에 등극했다. 모두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지만 이 코치만은 마음껏 웃지 못했다.

SSG는 이 코치의 내정설에 대해 극구 부인했는데 결과적으로 이숭용 전 KT 위즈 단장이 SSG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SSG와 감독 면접까지 진행했던 이 코치는 프로 첫 사령탑의 꿈을 접고, 다시 LG로 돌아왔다.

큰 상처만 남은 이 코치는 이를 치유하기까지는 3주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이호준 타격코치가 9회초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2023.11.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이호준 타격코치가 9회초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2023.11.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시상식 후 만난 이 코치는 "(수상 직후 질의응답에서) 통합 우승 과정을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는데 솔직히 너무 우울했다.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등 길거리를 다니는 것조차 부담스러웠고, 일주일 정도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다. 지난주 (스포츠서울) 시상식 때도 외출할 준비를 다 했는데 사람들을 만날 용기가 안 나서 포기했다"며 심한 마음고생으로 은둔 생활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말 많은 생각을 했는데 '내가 왜 피해자가 돼야 하나'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제는 피하지 말고 무조건 밖으로 나가자고 마음먹었다. 큰 용기를 내서 이 자리에 왔는데 조금은 진정이 되는 듯 하다"고 말했다.

당사자는 물론 함께 지내는 가족들에게도 힘들었던 나날이다. 이 코치는 자신만큼 힘들었을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 코치는 "두 아들이 야구를 하고, 딸은 골프를 하는 중인데 다들 나 때문에 피해를 많이 입어 미안하고 가슴이 아팠다"며 "특히 내가 SSG 감독 내정설에 휩싸이면서 두 아들에게도 주변에서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아마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나중에 감독이 안 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에는 두 아들이 위로를 해주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우리 가족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팀인 LG 트윈스의 이호준 타격 코치가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하는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2023.10.3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팀인 LG 트윈스의 이호준 타격 코치가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하는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2023.10.3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제 상처를 다 털어냈다는 이 코치는 다음 시즌 우승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다시 정상에 오르면 누구보다 기쁨을 표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코치는 "팀이 통합 우승을 차지했는데 남들처럼 즐기지 못해 너무 아쉽다. 내년에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 올해 못 즐긴 것까지 더해 두 배로 즐기겠다"고 웃어보였다.

LG 투수조 조장 임찬규도 이 코치를 위해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찬규는 "이 코치님이 (감독 내정설이 나돌자) 선수단에 굉장히 미안해하시고 걱정하셨다. 그렇지만 우리는 주장 (오)지환이형을 중심으로 잘 뭉쳐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 코치님을 존중하기 때문에 미안해하시지 않았으면 한다"며 "지금부터라도 짧게나마 우승의 기쁨을 즐겼으면 좋겠다. 그것이 잘 안 된다면 내년에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또 우승을 해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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