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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전 산업 트리플 반등…이것도 박정희 때문인가?

주택값 폭등에는 "전 정권 탓" vs 경제 반등은 "현 정부 덕"
선택적 '전 정부 탓'은 자기모순…자기 책임 다 해야

(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2020-08-01 08:00 송고 | 2020-08-01 16:12 최종수정
서영빈 기자 © 뉴스1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함께 들린다. 나쁜 소식은 부동산 영역에서 주택값이 폭등했다는 것이다. 좋은 소식은 코로나19 여파를 이겨내고 6월 생산·소비·투자가 '트리플' 반등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가 '좋은 건 내 탓, 나쁜 건 조상 탓' 식의 자기모순에 갇힌 것 같아 아쉽다.

먼저 정부와 여당은 현 정부 들어 급등한 주택값 문제는 박근혜·이명박 정권 탓으로 돌리려는 모습을 보인다. 한술 더 떠 박정희 정권 탓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최근 집값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지난 18일 금융과 부동산 분리 정책을 제안하며 "금융과 부동산이 한 몸이기 때문이고 박정희 개발독재시대에 만든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도 마찬가지다.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래통합당은 (집값 폭등 원인으로) 문재인 정부를 탓하고 있는데 부동산 급등의 시작은 2014년 부동산 3법을 통과시켜 안전핀을 제거하면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6년 전 전 정권에서 만든 법이 정권교체 3년차가 되도록 경제 현안을 좌우하며, 그럼에도 본인들은 손도 쓰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얘기하면 지금 나타나는 경제 현상은 현재의 정부가 2~3년간 한 일만으로 온전히 결정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부동산뿐 아니라 수출과 내수 문제도 마찬가지다. 집값을 폭등시킨 요인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듯, 수출과 내수를 떠받치는 기업과 산업도 이번 정부 들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현 정부의 자랑인 'k-방역'도 앞선 정부들이 육성한 바이오산업과 IT 인프라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그런데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내수에 대해서는 '전 정부 탓'을 찾아볼 수 없다. 당장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과 관련해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2차관은 "그간 정책적 노력에 힘입어 내수 소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 정부의 정책적 노력만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세계 주요국 중 가장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국회 개원연설에서 "효율적인 방역과 함께 우리 정부의 강력한 경기대책을 그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현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당연히 '이명박·박근혜 정권 탓'이나 '박정희 탓'은 없다.

정부와 여당은 공은 자기 것으로, 과는 지난 정부로 돌리는 자기모순을 경계해야 한다. 모든 현상은 과거의 관성과 현재의 의지로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어쨌든 칼자루는 현 정부가 쥐고 있다. 집권한 지도 이미 3년이나 됐다. 정부는 현재 경제 상황의 공과 과 모두에 대해 공정하게 '전 정부 탓'을 따져보든지, 그러지 않을 것이라면 잘못한 부분도 스스로의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더 나은 방향을 찾는 데 집중하는 게 옳다.


suhcrat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