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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백혈병 사태 11년만에 마침표…삼성 공식사과

(종합)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아픔 배려와 해결 노력 부족했다" 사과
지원보상위원회 실무작업 착수…피해보상 개시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주성호 기자, 류석우 기자 | 2018-11-23 10:35 송고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활동가들이 농성장을 철거하고 있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로 1023일간 지속된 농성은 지난 24일 삼성전자가 조정위의 중재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2018.7.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지난 11년간 사회적으로 깊은 상처를 남긴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사태에 대해 삼성전자가 공식 사과했다. 피해자 측과 합의한 보상 및 지원도 이행한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는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반올림 중재판정이행합의 협약식'에서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 받았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피지 못했다"고 그간의 과오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 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며 "조정위원회가 발표한 중재안을 조건 없이 수용해 이행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직업병과 관련해 기자회견 방식으로 사과한 것은 2014년 5월 권오현 회장(당시 DS부문장) 시절 이후 4년 6개월여 만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피해자단체인 '반올림' 측에서 황상기 대표와 피해자 및 가족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고용노동부·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정부 및 공공기관 관계자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대표, 우원식, 한정애 더불어 민주당 의원 등도 자리했다. 고(故) 황유미씨의 부친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제 딸 유미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게 되어 기쁘지만 그간의 아픔을 잊을 수는 없다"며 "노동자 혼자서 회사의 안전보건을 살펴보고 다른 의견을 내기는 어렵기에 대기업들은 솔선해서 안전보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가 내놓은 중재안을 성실히 이행한다는 약속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합의한 피해 보상업무를 위탁할 제3의 기관은 법무법인 '지평'으로 정했고,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은 조정위원장을 맡아 중재안을 만든 김지형 전 대법관이 맡는다. 삼성전자가 별도로 출연하는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원을 기탁할 기관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 정했다.

지난했던 조정과 중재는 이날로 마침표를 찍었다. 앞으로는 합의사항대로 지원보상 절차가 개시된다. 지원보상업무를 총괄하게 된 법무법인 '지평'과 김 위원장 측은 "조속한 시일 내 피해자 지원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곧바로 지원보상 사무국 개설과 지원보상위원회 구성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법관 측은 조정위 위원장에 이어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데 대해 "처음엔 고사했으나 삼성과 반올림 양 당사자가 간곡히 요청함에 따라 합의정신을 존중해 위원장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금 운영을 맡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측도 "내부논의와 정부 협의를 거쳐 전자산업 등 안전보건 예방을 위한 연구개발 및 전문서비스 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11년만의 사태 해결은 피해보상에 대한 양측의 극적 합의로 가능했다. 어렵게 양측이 합의한 중재안은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보상 범위를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 최초의 반도체 양산라인인 기흥사업장의 제1라인이 준공된 1984년 5월17일(기흥 1라인 준공시점)이후 반도체나 LCD 라인에서 1년 이상 일한 삼성전자 현직자 및 퇴직자 전원과 사내협력업체 현직자 및 퇴직자 전원을 대상으로 정했다. 지원보상 기간은 1984년 5월17일부터 2028년 10월31일까지로 했다. 그 이후는 10년 후 별도로 정하기로 했다.

지원보상 범위는 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다발성골수종, 폐암 등 16종의 암으로 지금까지 반도체나 LCD 관련 논란이 된 암 중에서 갑상선암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암을 포함하기로 했다. 희귀암 중에서 환경성 질환은 모두 포함하며, 다발성 경화증, 쇼그렌증후군, 전신경화증, 근위축성측삭경화증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병한다고 알려진 희귀질환 전체도 포함했다.

지원 보상액은 백혈병은 최대 1억5000만원이며, 사산과 유산은 각각 1회당 300만원과 100만원으로 정해졌다. 조정위 측은 "이번 중재의 기조는 반도체 및 LCD 작업환경과 질병과의 인과관계에 있어서 어느 정도 불확실성을 전제로 하여, 피해자 구제를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개인별 보상액은 낮추되, 피해 가능성이 있는 자를 최대한 포함하기 위해 보상범위를 대폭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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