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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신생 법인에 예산 15억 배정…"광고계와 협의 사업"

'글로벌 광고인재센터' 보조사업자로 설립 한 달 된 사단법인 지정
문체부 "차은택과는 관계 없어…관련 인사 사퇴할 것으로 예상"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6-11-02 17:47 송고 | 2016-11-02 22:03 최종수정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차은택씨. © News1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설립한 지 단 한 달밖에 안 된 신생 사단법인에 별도 공모 절차도 없이 예산을 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신생 사단법인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차은택씨(47)와 절친한 것으로 알려진 광고인 두 사람이 이사로 등재돼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문체부에선 그러나 "현직 광고인들의 요청으로 실무교육을 위해 별도 사단법인이 설립된 것"이라며 "차씨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의혹 대상 인물도 자진 사퇴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부턴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공모를 진행할 것"이라고도 했다.

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문체부는 '글로벌 광고인재센터' 사업을 위해 (사)한국크리에이티브광고원을 2015년 3월5일 보조사업자로 지정했다. 글로벌 광고인재센터는 국내외 무대에서 활동할 우수한 광고인재를 키우기 위해 운영하는 광고 실무교육 사업이다.

그러나 한국크리에이티브광고원는 보조사업자로 지정되기 단 한 달 전인 지난해 2월에야 설립됐다. 갓 만든 신생 사단법인임에도 아무런 공모 절차 없이 보조사업자로 지정됐다. 이후 한국크리에이티브광고원은 문체부로부터 2015년 5억원, 올해 5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았다. 또 내년 정부 예산안에도 5억원이 편성돼 있다.

현행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을 보면 '중앙관서의 장은 공모(公募)를 통하여 보조금 교부신청서를 제출받아야 한다'고 돼 있다. 다만 보조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공모 방식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글로벌 광고인재센터는 애초 2014년 시범사업 당시에는 보조사업자가 한국광고총연합회였으나, 2015년부터 공모 없이 한국크리에이티브광고원으로 바뀌었다. 문체부에는 한국광고총연합회를 비롯해 한국광고산업협회, 한국광고주협회 등이 관련 단체로 등록돼 있다.

한국크리에이티브광고원의 이사진에는 차씨와 절친한 것으로 알려진 IT분야 대기업 임원 A씨와 광고인 B씨가 참여했다. A씨는 차씨가 대표로 있던 아프리카픽쳐스에 광고를 몰아 줬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인물이다. 또 B씨는 과거 차씨가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광고회사의 대표를 지냈다.

차씨는 2014년 8월 임명된 김종덕 문체부 장관의 대학원 제자로 '비선 실세'의 위세를 바탕으로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과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지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야당에선 심지어 김 장관을 차씨가 추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점으로 인해 차씨가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의 지인들이 포진한 신생 사단법인에 공모 없이 예산 지원을 해 준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한 야당 관계자는 "설립한 지 한 달 밖에 안 되는 신생법인을 뭘 보고, 그것도 공모도 없이 예산을 지원했다는 점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이에 대해 "관련 예산 배정은 차씨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론이 아닌 실무 중심의 교육을 할 곳이 기존에는 없었는데, 한국크리에이티브광고원은 현직 광고인들의 의견에 따라 만들어진 단체로 실무 중심 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설립 단계부터 문체부가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공모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실무 중심 교육을 할 단체가 별도로 없다고 판단해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범사업을 하던 보조사업자를 교체한 이유는 "담당자가 자주 교체되는 등 시범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이사진에서 차씨와 친분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사들은 자진 사퇴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부터는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되지 않도록 공모절차를 걸쳐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c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