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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중도층 포기하나…보수회귀 조짐

경제위기론 꺼내들며 경제민주화 의지 약화…당내서도 우려 목소리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2012-11-12 08:07 송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마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제3차 동북아 안보 심포지엄에 참석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2.11.12/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연말 대선이 3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선거전 초반 공들였던 중도층 전략을 내치고 보수로 회귀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의 갈등에서 드러난 경제민주화 추진의지 약화와 '경제 위기론'을 부쩍 꺼내드는 것 등이 그 징조로 꼽힌다.


경제민주화는 새누리당이 중도층을 잡기 위해 지난 총선부터 전면에 내세웠던 구호지만 박 후보와 김 위원장의 '기존 순환출자 규제 이견'으로 드러났듯, 당초 김 위원장이 제안한 경제민주화 안(案)보다 대거 퇴보한 공약을 채택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박 후보가 연일 강조하는 경제위기론 역시 보수 정당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골 메뉴다.


박 후보는 지난 11일 이례적으로 중앙선거대책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김 위원장의 경제민주화 초안에 대한 수용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박 후보가 선대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것은 지난달 12일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 이후 꼭 한달만이다.


박 후보는 공개발언에서 "순환출자와 관련해 제 입장은 경선 후보 때부터 수많은 인터뷰에서 이야기 해왔다. 그 때마다 제 입장은 일관되게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는 그대로 두자는 내용"이라며 순환출자의 마지막 연결고리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공약안으로 제안한 김 위원장을 겨냥했다.


그는 "기존의 순환출자는 당시 합법적으로 허용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규제하면) 소급 적용하는 문제도 있고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게 된다"며 "경제 위기 시대에 일자리 창출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곳에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공개 회의에서 작심한 듯한 그의 발언은 김 위원장과의 갈등을 정리하려는 의도가 읽혔다. 앞서 박 후보는 이날 회의 시작 직전 김 위원장과 1시간여 만나 "기존 순환출자를 제한하지 않는 건 당론"이라고 못박았다고 한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언급, "지금 선거를 앞두고 유례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달여밖에 선거가 남지 않았는데 우리도 상대가 누군지 모르고, 국민도 이를 모른다는 것은 기막힌 사실"이라고 맹비난했다.


박 후보는 "우리가 초점을 맞출 것은 경제위기"라면서 "세계적으로 경제위기 경고가 수없이 나오는데 이를 누가 극복하고 국민의 삶을 잘 챙길 수 있는지 국민이 원하는 것을 보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운명과 미래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중대한 선거인데 여태까지 이벤트로 성공한 사례가 없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경제위기를 앞세워 자신이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이끌 '준비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킨 것이다.


박 후보의 이같은 언급은 최근 캠프가 수립한 전략과도 맥이 닿아있다.


캠프 한 관계자는 "지난 수개월 간 여론조사 추이에 따르면 박 후보가 야권 후보에 비해 강점을 가진 부분이 안정적인 국정운영 능력, 경제위기 대응 능력 등 보수정당 후보가 전통적으로 갖춘 덕목들"이라며 "향후 후보를 '세일즈'하는 초점이 경제위기, 안보, 안정적 국정운영 등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 전도사' 김 위원장을 영입하는 등 경제민주화 이슈에는 선점했지만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공히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면서 차별화가 안 된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민주화는 박 후보보다 오히려 야권 후보들이 더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나온다"며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만 강조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는 적지 않다.


이상돈 정치쇄신특위 위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나와 김 위원장과 박 후보의 갈등에 대해 "새누리당이 변화하는 것을 기대했던 유권자들이 이걸 어떻게 볼 것인가 걱정된다"며 "워낙 박빙의 선거니까 그런 것이 선거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한다. 유권자들이 기대했던 바가 흔들리면 이게 (대선에) 부담되지 않겠냐"고 우려를 표했다.


이 위원은 기존 순환출자를 기업자율에 맡기자는 박 후보의 견해에 대해서도 "경제민주화라는 것이 뜻하는 바가 불확정한 개념이기 때문에 (공약에) 어떠한 내용을 넣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실 이미 있는 공정거래법을 확실히 집행하는 것이 경제민주화라고 말하는 것이 부족하지 않겠나. (박 후보가) 그걸 넘어서 무언가 이 사회에서 경제의 불균형을 시정하는 과감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hach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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