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역에 '후드티' 물결‥"트레이본 편에 서라"

본문 이미지 - 후드티를 입은 미국 워싱턴D.C.의 시민들이 24일
후드티를 입은 미국 워싱턴D.C.의 시민들이 24일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17)의 무고한 죽음에 대한 분노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연대감의 상징은 모자가 달린 '후드티'이다.

일요일인 25일 미국의 수많은 교회에서는 후드티를 입은 교인들이 마틴의 죽음을 추모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조지아주 애틀란타시의 에벤에셀 침례교회에서 후드티를 입은 라파엘 워녹 목사는 설교를 통해 "그들은 죽은 소년의 이름이 트레이본 마틴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는 에밋 틸처럼 보인다. 에밋 틸 사건의 경우 적어도 누군가는 체포됐다. 그것은 1955년이었다"라고 말했다.

에밋 틸은 백인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었다는 이유로 집단폭행을 당해 숨진 14세 흑인 소년이다.

이 교회의 교인 중 수십 명이 역시 후드티를 입고 예배에 참석했다.

본문 이미지 -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25일 플로리다주 이튼빌시 마케도니아 선교 침례교회에서 트레이본 마틴에 대한 설교를 하고 있다. © AFP=News1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25일 플로리다주 이튼빌시 마케도니아 선교 침례교회에서 트레이본 마틴에 대한 설교를 하고 있다. © AFP=News1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는 플로리다주 이튼빌시 마케도니아 선교 침례교회 설교에서 마틴을 '순교자'라고 부르며 "폭력을 멈추라. 아이들을 구하자"고 외쳤다.

잭슨 목사는 "당신이 후드티를 입었든 천조각 하나를 걸쳤든 아무도 당신을 죽일 권리는 없다"며 "문제는 후드티가 아니라 피부색이다. 그는 후드티를 입었기 때문이 아니라 흑인이었기 때문에 살해됐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아들이 있다면 트레이본처럼 생겼을 것"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백악관 로즈가든 기자회견장에서 "나에게 아들이 있다면 트레이본처럼 생겼을 것"이라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그동안 인종문제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오바마 대통령이 '내 아들'이란 표현까지 쓰며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마이애미 히트 농구단 선수들은 23일 후드티를 입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공포에 떠는 자경단장

비무장 상태인 마틴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자경단장 조지 짐머만은 이 사건에 대한 미국 시민의 분노가 확산되자 공포에 떨고 있다고 ABC방송이 25일 보도했다.

짐머만은 친구들에게 자신에 대한 공개 해명을 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친구들은 모두 이를 거절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며 울음을 그치지 않고 있다고 지인들이 전했다. 또 생명의 위협을 느껴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급진 흑인 결사인 '뉴 블랙 팬더 파티(New Black Panther Party)'는 24일 짐머만 체포에 1만달러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짐머만은 아직 기소되지 않았다.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는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고, 다음달 10일 세미놀 카운티 대배심이 짐머만의 살인죄 기소 여부를 결정할 심문을 시작할 예정이다.

◇문제는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법

짐머만이 비무장 상태의 고등학생을 숨지게 하고도 체포되지 않은 것은 플로리다주의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법 때문이다. 이 법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 경우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척 슈머 상원의원은 25일 미 CBS방송에 출연해 이 법의 정당성에 대해 재고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법무부에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법이 폭력을 증가시키는지 아니면 감소시키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이 법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때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일부 사람들은 일단 쏘고나서 나중에 총기 사용의 적합성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것같다"고 지적했다.

슈머 의원은 이 법에 대해 의회 청문회가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마틴은 후드티를 입은 채 스키틀스 사탕과 아이스티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다 그가 술(또는 마약)에 취해있다고 오인한 자경단장 짐머만과의 격투 끝에 총에 맞아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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