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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도 '러브버그' 대거 출현…"익충이지만 혐오스러워"

산·근린공원 등 출몰 잦아…인근 식당가 '시름'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2024-05-04 06:30 송고
최근 충북 청주에서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는 '러브버그'. .2024.05.03.© 뉴스1 박건영 기자
최근 충북 청주에서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는 '러브버그'. .2024.05.03.© 뉴스1 박건영 기자

충북 청주 우암산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 씨(38)는 얼마 전 가게 출입구 앞에서 소름 끼치는 일을 겪었다.

이른바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털파리류 벌레들이 짝을 지어 건물 외벽에 붙어있거나 벌레 사체가 바닥에 잔뜩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날 이후 방역용품을 매장에 구비해놓고 매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는 "러브버그가 매장 근처에 서식지를 이루고 있는 것 같아 찝찝한 감정이 사그라지지 않는다"며 "혹여나 매장 안까지 들어올까 봐 살충제를 손에 항상 지니고 다닌다"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러브버그가 최근 청주에도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러브버그는 주요 서식지인 산이나 근린공원은 물론이고 주택가와 상가 등에서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면서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러브버그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과 인접한 식당가도 갑작스레 늘어난 벌레 때문에 속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청주지역 보건소에 따르면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최근 일주일 사이 60건에 달할 정도로 시민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러브버그 방역.(청주시 제공).2024.05.03./뉴스1
러브버그 방역.(청주시 제공).2024.05.03./뉴스1

등산객 박일현 씨(58)는 "부모산을 매주 오는데 산책로 곳곳이 벌레 사체들로 새까맣게 뒤덮여 있다"며 "이 벌레들에게 물리거나 한 적은 없지만, 혐오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얼굴을 찡그렸다.

인근 주민 민모 씨(31)도 "작년보다 벌레가 목격되는 빈도 수가 더 잦아진 것 같다"며 "날이 더워 창문을 열어놓고 싶어도 참고 있다"고 했다.

청주에서 목격되는 벌레떼는 러브버그로 흔히 알려진 '붉은등우단털파리'와는 다른 '검털파리'로 추정된다. 다만 이 벌레도 여느 털파릿과처럼 짝을 지어 다니기 때문에 러브버그로 분류되기는 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러브버그는 독성도 없고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주지는 않으나, 특유의 생김새와 떼로 몰려다니는 습성 탓에 혐오감을 주기도 한다.

게다가 올해는 고온다습한 날씨가 일찍 이어진 탓인지 개체 수까지 급증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더 늘어났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러브버그는 생김새가 징그러워 해충처럼 보이지만 별다른 피해를 끼치지 않으며 환경정화에 도움을 주는 익충"이라며 "그러나 개체수가 급격하게 증가해 주민들의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긴급 방역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upuma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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