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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 양자 물질서 제4의 상 ‘네마틱’ 세계 첫 관측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2023-12-18 14:45 송고
사각격자 이리듐 산화물에서 쌍극자와 사극자 질서.(IBS 제공)/뉴스1
사각격자 이리듐 산화물에서 쌍극자와 사극자 질서.(IBS 제공)/뉴스1

국내 연구진이 양자 물질에서 액정과 유사한 물질 상을 세계 최초로 관측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김범준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고온 초전도체 후보물질서 새로운 물질상 발견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액정을 포함한 제4의 상인 ‘네마틱’은 액체와 고체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다. 이는 액체처럼 자유롭게 움직이지만, 고체처럼 분자의 배열이 규칙적이다.

네마틱 상이 양자역학적인 스핀(전자의 각 운동량) 계에서도 존재할 것이라는 이론적 예측은 반세기 전부터 있었으나 실제 물질에서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석은 스핀이 한 방향으로 정렬된 고체 상태다. 자석에서 스핀은 자석의 N극과 S극이라는 두 개의 극으로 이뤄진 자기 쌍극자를 형성한다.

반면 스핀 네마틱은 자성은 없지만 네 개의 극으로 이뤄진 사극자가 정렬돼 있다.
기존 개발된 중성자 산란 등 대부분의 실험 도구는 쌍극자에만 민감하게 설계돼 스핀 네마틱을 검출하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사극자의 존재를 빛(X선)을 이용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장비를 설계했다.

이후 유력 고온 초전도체 후보물질로 꼽히는 이리듐 산화물에 X선을 쪼아 스핀의 거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이리듐 산화물은 230K(-43.15℃) 이하의 저온에서는 쌍극자와 사극자가 공존했으나, 260K(-13.15℃)의 온도까지는 쌍극자가 사라져도 사극자가 남아있었다. 230~260K의 온도 범위에서 스핀 네마틱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리듐 산화물에서 고온 초전도 상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도 있다.

스핀 네마틱 상의 발견은 물리학자들의 숙원 과제인 스핀 액체 탐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에서 이리듐 산화물의 전자 농도를 변화시켜가며 고온 초전도 현상이 나타나는지 조사해 볼 계획이다.

김범준 IBS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부연구단장. /뉴스1

김범준 IBS 부연구단장은 “공명 비탄성 X선 산란장비는 양자 간섭을 통해 스핀 상호작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엑스선 과학 분야에서 지난 10년 간 가장 주목받은 기술 중 하나”라며 "이번 연구는 국내 방사광 X선 실험 인프라 및 활용 능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 온라인에 지난 14일 실렸다.


memory44444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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