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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쿠키' 남지현 "연예계 마약 파문 이슈? 우연의 일치" [N인터뷰]①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23-11-24 12:58 송고
남지현/매니지먼트 숲 제공
남지현/매니지먼트 숲 제공
지난 23일 종영한 U+모바일tv 오리지널 드라마 '하이쿠키'(극본 강한/연출 송민엽)는 한 입만 먹어도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의문의 수제 쿠키가 엘리트 고등학교를 집어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로, 쿠키가 만든 늪 안에서 각자의 욕망에 휩싸여 발버둥 치는 인간 군상을 보여줘 호평 받았다.

극 중 남지현은 동생을 구하기 위해 쿠키의 늪 속으로 뛰어든 소녀 가장 최수영과 그가 하이쿠키의 영업을 위해 위장한 고등학생 이은서를 연기했다. 그는 휘몰아치는 사건 속에서도 캐릭터를 입체감 있게 표현하며 흔들림 없이 극을 이끌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딘지 돌아버린 것 같은 눈을 한 채 불법적인 일을 서슴지 않으면서도 이따금 죄책감과 두려움을 느끼고 연민에 빠지기도 하는 최수영은 남지현이라는 배우를 만나 극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전에 보지 못한 낯선 캐릭터를 선보인 남지현은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남지현은 본인에게도 '하이쿠키'가 '도전하는 작품'이라며 새로운 면을 보여줄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24일 남지현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남지현/매니지먼트 숲 제공
남지현/매니지먼트 숲 제공
-드라마를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올해 1월에 촬영을 시작해서 7월에 끝났다. 5~6개월 정도 촬영을 했는데도 방송을 하고 나니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간 것 같다. 친구들이 재밌게 봤다는 이야기를 해줘서 좋았고, OTT에도 있으니 언제든 다시 볼 수 있어서 좋다.
-열린 결말로 이야기가 마무리됐는데.

▶대본에도 그렇게 쓰여있었고, 나도 그 이상으로 아는 건 없다. 개인적으로는 수영이가 죽었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현장 스태프들 중에는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더라. 결말은 받아들이시는 분들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남지현/매니지먼트 숲 제공
남지현/매니지먼트 숲 제공
-마지막 회에서 수영이가 갑자기 갱생하는 서사가 아쉽다고 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감독님과 미팅을 할 때 결말에 대해 미리 여쭤봤다. 나는 해피엔딩을 아니었으면 했다. 잘못된 일을 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모든 캐릭터들이 빌런이라면 빌런인데, 잘못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 감독님이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는 정확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죗값은 치를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러면 마음 편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수영이의 마지막은 완전한 갱생이라기보다 뒤늦은 깨달음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본인이 잘못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실감은 안 났는데, 실제로 사람들이 죽고 나서야 잘못을 알게 된 거다. 수영이는 감정적으로 불완전한 요소가 많고 어리숙한 친구다. 그래서 큰일이 닥치고 난 뒤에 잘못을 깨달았다고 봤다.

-최근 연예계가 마약 사건으로 들썩여 작품의 시의성이 주목받고 있다.

▶기획할 때 그 부분을 염두에 두진 않으셨다고 들었다. 우연의 일치다. '하이쿠키'는 마약과 관련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작품이고 쿠키가 그 매개체가 된다. 자신의 욕망을 이루어줄 것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하는지 그 인간군상을 보는 작품이다.
남지현/매니지먼트 숲 제공
남지현/매니지먼트 숲 제공
-그동안 반듯하고 선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캐릭터들을 연기했는데, '하이쿠키'에선 이를 탈피해 낯선 얼굴을 보여줘 새로웠다.

▶내가 보여드린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분이 그렇게 보셔야 완성이 되는 것 같다. '작은 아씨들' 인경이는 정의롭고 강단 있고 단단한데, '하이쿠키' 수영이는 개인의 욕망에 치중한 인물이다. 그런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없어서 '지극히 개인의 욕망에 충실한 인물 만나면 어떨까' 싶어 끌렸다. 수영이는 양면성을 가진 인물이다. 민영이를 너무 사랑하지만, 그 아이 때문에 힘들어서 '쟤만 없었으면 나 이렇게 안 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것도 진실이다. 롤러코스터처럼 극단을 왔다 갔다 하는 캐릭터라 대본을 볼 때는 납득이 돼도 받아들이는 분들이 매끄럽게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 감정의 편차가 있어야 할까 고민하며 연기했다. 지금까지 안 한 방식으로 연기를 해서 나도 모니터를 기다렸다. 다행히 이런 모습을 새롭게 받아들여주신 분들이 많더라.

-극 중 수영이는 불법을 저지르면서도 죄책감에 휩싸인다. 표현할 때 어려움도 있었겠다.

▶여태까지 한 캐릭터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됐었다. 큰 흐름으로 보면 한결같고, 강단 있고, 뚝심도 있는 게 많았다. 그런데 수영이는 뚝심 자체가 없는 인물로, 도넛 가운데가 뚫린 것처럼 핵심이 없고 표면적인 것들로 가득 찬 친구다.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인생관 없이 당장 눈앞에 상황을 모면하려는 인물이다 보니 극단을 왔다 갔다 한다. 연기하면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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