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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소주 도매가 올렸다"…주류도매업중앙회 결의대회 무색

강제성 없는 결의대회 한계, 인상 회원사 대거 늘어
식당 소주가격 올라 서민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 커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2023-11-17 17:09 송고 | 2023-11-17 17:21 최종수정
서울의 한 식당 주류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 등이 채워져 있다./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의 한 식당 주류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 등이 채워져 있다./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소주 도매가격 동결을 결의했던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강제성 없는 결의대회였던 만큼 소주 납품가를 인상하는 회원사 수가 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납품가 인상으로 식당 등 업소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올라 서민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가격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던 도매업계는 면피용 생색내기식 결의대회 아니냐는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주류도매사들이 소주 납품가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일부 도매사는 결의대회 다음날이자 하이트진로의 출고가 인상 날인 9일부터 곧장 인상된 가격을 반영했다.

이후 일주일간 납품가 인상 도매사 수는 지속 늘었고 20일 대거 인상 대열에 합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고가 인상 전 받아놓은 물량이 소진되고 인상된 제품을 취급해야 되는 시점이 오자 도매사들이 수익성을 보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앞선 8일 이사회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소주 도매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한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조영조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장(오른쪽 앞줄 네번째)과 16개 시·도 종합주류도매업협회장들이 주류 도매가격 최대한 자제를 결의하고 있다.(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제공)
조영조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장(오른쪽 앞줄 네번째)과 16개 시·도 종합주류도매업협회장들이 주류 도매가격 최대한 자제를 결의하고 있다.(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제공)

중앙회는 정부의 주류관련 법규사항이 제대로 이행되는 것을 돕고 건전한 주류 유통 질서 확립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된 단체다. 현재 전국 16개 시·도협회와 1100여개 도매사업자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결의대회는 최근 정부가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한 것과 관련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적극 동참하는 취지에서 마련됐지만 강제성이 없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다.

기업의 자구노력과 인상요인을 흡수해 주류 도매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할 것으로 중앙회는 기대했지만 개별 도매사들의 수익성 챙기기에 명분이 퇴색했다.

도매사들이 외식업소와 유흥업소에 납품하는 가격을 동결할 경우 식당가의 주류 소비자가격도 동결될 것으로 기대감을 모았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해졌다.

도매사의 납품가 인상폭은 병당 200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업계도 결의대회로 담합 의심을 피한 뒤 정부와 소비자의 관심이 멀어지자 가격을 올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정위는 9월 소주와 맥주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주류 도매업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수도권 주류도매업협회 4곳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업계 관계자는 "강제성이 없지만 결의대회를 연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납품가 인상은 소비자를 우롱하고 기만하는 행위"라며 "납품가가 오른 만큼 식당에서 또 1000원씩 가격을 올려 서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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