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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투합' 이재용-정의선·'경쟁' 김동관-정기선…엇갈린 재계 3세들

삼성 반도체, 현대차에 탑재 '미래차 동맹'
정기선·김동관, '절친'서 조선업계 경쟁자로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2023-06-11 05:40 송고 | 2023-06-11 19:59 최종수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재계 오너 3세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선대 회장 시절 자동차 업계에서 한때 경쟁 관계였던 삼성과 현대자동차는 손을 잡았고, 업종이 겹치지 않았던 한화와 HD현대는 조선, 방산 분야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고성능 프리미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을 2025년부터 현대차에 공급한다. 다양한 정보(인포메이션)와 오락거리(엔터테인먼트) 제공이 필수적인 '인포테인먼트카 시대'에 피할 수 없는 협력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단순히 전자, 자동차 업체의 협력을 넘어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 시스템 반도체를 만드는 삼성전자와 완성차 업체 현대차가 손을 잡은 것이다. 

◇ '미래차' 선점에 삼성·현대차 연합…미래 성장동력 경쟁력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핵심 사업 분야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급성장하는 차량용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이 회장과 미래차 시대를 준비하는 정 회장의 비전이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다.
1990년대 후반 삼성이 완성차 사업에 진출한 이후 사실상 끊겼던 두 그룹의 협력 관계는 삼성이 자동차 사업을 접고 3세 경영 시대로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2020년 삼성SDI 천안사업장과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회동을 갖고 미래 자동차 사업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듬해인 2021년엔 현대차의 아이오닉5에 삼성디스플레이의 디지털 사이드미러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품을 공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주력사업인 반도체에서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협력이라는 데서 의미가 있다"며 "전장 부문은 시장 성장성 측면에서 가장 기대감이 높은 분야"라고 말했다.

◇ 절친에서 경쟁 관계 김동관·정기선…방산 박람회 현장엔 팽팽한 긴장감

재계에서도 '소문난 절친'으로 알려진 김동관 한화(000880)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267250) 사장은 이젠 조선업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두 사람이 이끄는 주력 사업이 겹치지 않았지만,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새 출발한 '한화오션'이 지난 7일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무대서 공식 데뷔하면서, 방위산업 분야에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마덱스 현장엔 한화오션 부스 맞은편에 HD현대중공업이 자리하면서 현장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군함 시장을 놓고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던 수상함 시장에 한화오션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달 말 차세대 호위함(FFX-Batch III, 5·6번 함) 입찰을 앞두고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판 록히드마틴'(미국 통합방위산업체) 구축을 노리는 김 부회장의 마덱스 현장 방문 여부는 또다른 관심사였다. 조선업에 처음 뛰어든 김 부회장은 '안방'부터 챙기기에 나섰다. 김 부회장은 마덱스 전시장에 '깜짝' 등장해 "국가 안보와 더 나아가서는 세계 속 한국의 방산 역할을 확대해 나가는 데 더 중점을 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정 사장은 마덱스 대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조선해양박람회 '노르쉬핑 2023' 현장을 찾았다. 노르쉬핑은 방산 분야가 아닌 조선·해양 부문에 비중을 두고 있는 행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각 그룹의 차세대 경영인이 노르쉬핑과 MADEX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라며 "HD현대는 상선 시장을 주력으로 친환경 기술의 확보를, 한화는 해양 방산 사업 경쟁력 강화를 핵심과제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 정기선 HD현대 사장(오른쪽)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 정기선 HD현대 사장(오른쪽)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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