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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은퇴 시즌2] 자산관리의 진검승부는 50부터다

(서울=뉴스1)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 2023-04-10 07:00 송고 | 2023-04-10 08:42 최종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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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생애자산관리는 축적과 인출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축적 기간, 즉 돈을 모으는 기간의 자산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이 시기에 자산을 잘 축적하면 인출 시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기의 축적된 자산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직장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이다. 근로소득의 차이가 저축의 차이를 결정하고 저축의 차이가 자산규모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축적 시기는 직장에서 승진하여 높은 근로소득을 얻는 게 가장 중요한 때다. 자산관리가 정작 중요하게 되는 때는 50대부터다. 왜 하필 50대부터일까?

우선 50대는 생애에 걸쳐 자산이 가장 많을 때다. 40대 중반부터 소득이 많아지는데 이 즈음에 자신의 소득이 10년, 20년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50대 중반을 넘어서면 대부분 소득이 줄어들게 된다. 연공서열 방식을 채택하는 곳이면 모르겠으나 지금은 임금 피크 등으로 이 방식을 채택한 곳도 줄고 있다. 사실 신입과 60대의 임금 차이가 우리나라만큼 큰 곳도 없다. 아마 앞으로 나이가 들수록 호봉 증가로 임금이 많아지는 곳은 자꾸 줄어들게 될 것이다.
자산이 극대화되어 있는 50대는 자산운용의 효율성이 중요하다. 큰 눈덩이를 한 번 굴릴 때와 두 번 굴릴 때 눈덩이에 묻는 눈의 양이 큰 차이가 난다. 자산을 2%와 5%로 운용한다고 할 때 자산이 1억원이면 10년 후에 금액이 각각 1.2억원과 1.6억원으로 불어나지만 10억원이면 12억원과 16억원으로 불어난다. 전자는 4000만원 차이지만 후자는 4억원 차이다. 눈덩이가 클 때는 눈을 효과적으로 굴려야 한다. 그야말로 자산관리가 중요한 때다.

둘째, 50, 60대에 접어들게 되면 생활비를 주로 금융소득에 의존한다. 근로소득이 주된 소득원이 되는 축적기와는 큰 차이가 있다. 젊을 때 월급을 받듯이 금융소득을 어떻게 잘 만들 수 있을까? 금융소득은 금융자산의 규모와 운용수익에 달려 있다. 운용수익에 따라 금융소득이 낮을 수도, 높을 수도 있다. 자칫하면 은퇴자금이 바닥나버려 곤혹스러운 노후를 보내야 한다. 운용수익 뿐만 아니라 투자와 보험 등 금융상품의 적절한 배합도 중요한 때다. 그야말로 자산관리에서 전방위적인 시야가 필요하다.

셋째, 인출기에는 자산관리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포커판을 예로 들어보자. 포커판이 한 번씩 돌 때마다 옆에서 10만원을 주는 경우와 포커판이 돌 때마다 10만원을 가져가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전자의 경우 조금 강하게 베팅을 하고 모험을 걸다가 실패해도 매번 10만원의 돈이 들어오므로 그 타격이 크지 않다.
그러나 후자는 모험을 걸다가 돈을 잃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매번 10만원씩 가져간다면 회복하기 쉽지 않다. 베팅에 보다 신중해야 하고 승산이 높지 않으면 웬만하면 위험을 감수하면 안 된다. 근로소득을 버는 젊을 때의 축적기가 전자에 해당하고 근로소득이 없어서 자산에서 돈을 인출해서 써야 하는 노후가 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돈을 인출하는 5060 시기에는 자산관리를 함에 리스크를 더 많이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자산관리가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자산관리의 진검승부는 50부터다. 전반전의 진검승부가 직장이라면 후반전의 진검승부는 자산관리다. 후반전의 진검승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두 가지를 꼭 지켰으면 한다. 무엇보다 자원의 배분을 자산관리에 좀 더 두어야 한다. 중요한 것에는 자원 투입을 더 하는 게 자원배분의 원리다. 60을 넘어서는 일을 해서 버는 한 달 소득이 하루 동안 변하는 금융자산 가격 변화와 비슷할 때도 있다. 근로소득은 줄어들고 금융자산이 극대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젊을 때 애를 키우고, 교육하고, 직장에서 승진하는 것에 대부분의 시간이 들어갔다면 50대 이후부터는 자산관리에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덧붙여, 근로소득을 이어가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본다. 근로소득은 생활비 마련에 도움이 된다. 또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자산을 인출하지 않아도 되니, 계속 운용해서 자산규모를 늘릴 수 있다. 설령 자산을 인출한다고 하더라도 조금만 인출해도 된다. 이렇게 되면 자산운용을 하다가 손실을 보더라도 자산을 팔지 않고 견딜 수 있다. 근로소득이 자산관리를 하는 데 안전판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퇴직 후의 근로소득은 생활비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산관리의 안전판 역할을 하므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50 이후는 그 전에 근로소득으로 금융자산을 만들었으면 이제 금융자산으로 금융소득을 만들어야 한다. 자산관리의 진검승부 기간이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퇴직 후의 근로소득이다.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는 장검과 단검을 가지고 싸웠다. 50 이후의 진검승부는 자산관리라는 장검과 근로소득이라는 단검으로 대응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bsta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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