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올해 세계 경기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완만해졌지만, 우리나라 경제는 둔화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올해 물가는 한풀 꺾이겠지만 불확실성이 큰 만큼, 향후 물가 추이가 통화정책 결정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도 따랐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28일 한은 블로그에 올린 '2023년 2월 경제전망: 경기는 둔화, 물가는 목표 웃도는 오름세 지속'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국장은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해 "대다수 국가에서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세 둔화흐름을 이어가겠으나 그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이라고 했다.
김 국장은 그 이유로 "미국과 유럽의 양호한 고용상황 지속, 온화한 날씨에 따른 에너지 수급우려 완화 등으로 경기 연착륙(soft landing)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며 "중국도 조기 리오프닝 이후 경제활동 재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국장은 "IT부문 경기는 생산 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길어짐에 따라 부진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에 대해선 "최근 러시아의 공급 우려가 완화되면서 하락했지만, 대(對)러 추가 제재 등 공급측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향후 중국의 수요가 회복되면서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국장은 국내 경제에 대해선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2.6%보다 크게 둔화된 1.6%로 전망되며, 이는 지난 11월 전망치 1.7%를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이같은 전망에 대해 "세계성장률 전망이 높아지면서 국내성장률이 0.2%포인트(p) 정도 올라갈 요인이 있었지만 IT경기 부진 심화, 국내 부동산 경기하강 등 하향조정 요인이 –0.3%p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부문별로는 소비가 높아진 물가 수준과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완만해지고 수출과 투자는 IT경기 위축 등으로 부진할 것"이라며 "상반기 중에는 부진한 성장흐름을 나타내다가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 및 IT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국내 경기 불확실성 요인으로는 △그간 금리 인상 파급 영향 △부동산 경기 향방 등을 제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1%에서 올해 3.5%로, 식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3.6%에서 3.0%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국장은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2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1월 수준(5.2%)을 밑돌고 3월에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폭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 국장은 이후에도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목표수준인 2%를 상회하는 오름세는 연중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향후 국제유가 및 환율 추이 △국내외 경기흐름 △공공요금 인상 정도와 그에 따른 이차 파급 영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물가 경로가 전망에 부합하는 흐름을 나타낼지가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 주요한 고려사항"이라고 했다.
또 "향후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더불어 대내외 요인의 전개 과정과 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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