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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감독 "'필리핀에서 수백만원 현금 가방 소매치기당해" [N인터뷰]①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23-01-30 12:54 송고 | 2023-01-30 16:35 최종수정
강윤성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강윤성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극본, 연출 강윤성)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 분)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12월21일 1~3회까지 오픈한 뒤 일주일에 1회씩 오픈, 1월25일 8회까지 공개하며 시즌 1을 마무리했다.

'카지노' 시즌1을 마무리한 강윤성 감독을 1월3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강 감독은 '카지노'를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를 알고 있다며, 시즌 2가 공개되면 극의 흐름과 전개 방식을 이해해 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2월15일에 공개되는 '카지노' 시즌 2에서 폭풍 같은 이야기가 몰아치니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 감독을 만나 '카지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처음 '카지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실제 카지노 정킷방을 운영하는 분들에게 그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나도 몰랐던 이야기라 궁금했는데, 관객들도 궁금해하지 않겠나. 그래서 그분을 취재하면서 '카지노'가 시작됐다. 그분의 경험도 녹였지만 상상으로 그려진 게 많다. 항상 '카지노'를 설명할 때 '카지노라는 랜턴에 몰려드는 불나방들의 이야기'라고 하는데, 욕망을 좇아 모여들었다가 불타 죽는 나방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

-'카지노'를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제작한 이유가 있는지.
▶처음부터 드라마를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건 아니다. 취재를 하다 보니 이야기가 많아져서 영화로 축약하기에는 방법이 없겠더라. 길게 이야기를 풀어보자 싶어서 드라마 시리즈로 작업을 했다. 원래 17부작으로 썼는데, 포맷에 안 맞다고 해 16개로 줄였다.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작업을 하면서 느낀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점이 있다면.

▶영화는 두 시간 안에 이야기를 축약하고 압축하는 과정이 힘들다. 유니크한 이야기를 찾는 과정 때문에 시나리오 작업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드라마는 인물을 길게 묘사할 수 있는 점이 좋더라. '카지노'에는 단역 말고도 이름 있는 캐릭터가 170명이 나오는데, 그러다 보니 대본을 쓰다가 캐릭터의 이름을 잊기도 했다.(웃음) 쓰다 보니 노하우가 생겨서 빨리 수정할 수 있었다. '카지노'를 통해 시리즈물에 매력을 느꼈고, 다음에도 시리즈물에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카지노'를 통해 처음으로 드라마에 도전했다. 부담감은 없었나.

▶처음에는 없을 줄 알았는데 공개 일자가 다가올수록 엄청나게 부담이 됐다. 살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다가 처음 공개됐을 때 배우들과 함께 즐거운 분위기에 보니 좋더라. 사실 영화는 개봉하면 바로 반응을 알 수 있는데, 드라마를 수치를 몰라서 바로 확인이 어렵지 않나. 시청자 반응들을 좀 찾아보니 초반에는 악평도 있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좋은 평들이 많아지더라.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1~2회에서 차무식이 필리핀으로 오게 된 과정을 보여주는 게 늘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드라마를 구성하면서 카지노에서 벌어지는 사건만 다루면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았다. 한 인물을 쭉 따라가지 않으면 이야기가 후반부에 큰 힘을 못 받겠다 싶어서 차무식을 중심으로 카지노라는 공감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욕망과 탐욕을 묘사하려 했다. 늘어진다는 평도 읽었지만, 관객들이 뒷부분까지 보면 앞에 왜 그런 서사가 들어갔는지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유머와 감동, 긴장감 등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부담도 가졌나.

▶기계적으로 감동이나 액션을 준비하자는 생각은 없었다. 다만 나도 드라마를 처음 작업하다 보니 시청자들이 어떻게 반응할까는 고민이 됐고, 엔딩이 강렬해야 다음 화로 이어지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한 회에 하나의 에피소드로 끝내기는 어려워서 사건을 2~3회에 걸쳐 진행하기도 했다.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차무식은 정감도 가지만, 악하게 보이는 입체적 캐릭터다.

▶차무식은 좋은 사람일 수도,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 정팔에게는 좋은 사람이지만, 승훈에게는 나쁜 사람이지. 차무식의 전사를 길게 넣은 것도, 그런 설명 없이 차무식을 보여주면 악인인지, 선인인지 정체성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차무식은 악인, 선인을 떠나서 삶을 격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것만으로도 주인공으로 매력이 있고, 시청자들 역시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필리핀에서 촬영하며 생긴 에피소드는.

▶현지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더위였다. 폐차장 촬영을 해야 하는데 그땐 그늘막도 없어서 필리핀 현지 스태프들도 힘들어하더라. 또 필리핀의 한 한인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소품 실장님이 계산을 하려는데 소매치기 두 명이 그걸 낚아채가더라. 소품 실장님은 현지에서 구매를 해야 하니 항상 현금을 갖고 다니는데, 수백만원이 들어있던 가방을 소매치기당했다. 그 일 말고 큰 사건은 없었다.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작곡가 윤일상도 음악 감독으로 함께했더라.

▶윤일상 작곡가와도 2020년에 영화를 같이 준비하다가 엎어졌는데, 그때 아쉬움이 있어서 이번에 '카지노'에서는 서로 전투적으로 잘해보자 싶었다. 내가 알기로 윤 작곡가가 '카지노'를 위해 수백 곡을 만들었다. 본인의 영화라 생각하고 작업했다고 들었다.

-'카지노'가 여타 OTT 시리즈물과 달리 한 번에 전편이 공개되지 않아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시즌1, 2를 구분한 이유는.

▶이건 디즈니+ 본사의 결정이다. 나도 처음에는 한 번에 시리즈 전편이 공개되는 게 낫지 않나 싶었는데, 그러면 파급력은 있지만 단시간에 타오르다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해 오히려 장기적으로 끌고 가는 게 화제의 연속적인 면에서는 이득이 되겠다 싶더라. 디즈니+ 가입자수도 '카지노' 덕분에 많이 늘었다는 말도 들었다. 시즌2 역시 첫 주에 3회가 오픈되고, 이후 일주일에 한 편씩 공개 예정이다. 시즌1, 2도 전체적으로 보면 나누는 게 큰 의미는 없지만 지금 시청자들에게는 8개씩 나눠서 공개하는 것이 더 안정적이라고 들었다.

<【N인터뷰】②에 계속>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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