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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하의 러시아 리포트] 러시아 비즈니스, 전쟁 후를 봐야

(서울=뉴스1) 유준하 법무법인 바른 러시아 변호사 | 2022-11-25 12:17 송고
유준하 법무법인 바른 러시아 변호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삼성전자 공장은 생산을 멈췄으며, 자동차 판매율 1, 2위를 다투는 현대자동차 공장도 가동을 멈추고 가까운 나라로 직원들을 옮겼다. 우리나라 기업을 포함해 글로벌 기업들이 하나둘씩 러시아를 떠났다. 러시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맥도날드도 철수했다. 전쟁을 반대하고 러시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 3월 우리나라를 포함해 48개국을 '비호적인 행동하는 국가'로 일방 지정했다. 러시아에서 철수한 글로벌기업들의 본사가 있는 나라는 모두 비우호국 가로 지정되었고, 그들이 급하게 철수하며 남기고 간 시설들은 러시아가 국유화해 사실상 강제적으로 몰수를 당할 상황에 놓여있다.
러시아의 보복성 경제제재에서 가장 심각한 이슈는 특허권 무효 신청일 것이다. 러시아 경우 우리나라에서 등록한 특허가 4천800개가 된다.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특허권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자원이다. 그런데 러시아가 특허 무단 사용에 대한 배상금을 0%로 산정해 특허권 무단 사용을 허락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는 모조품 유통이나 다른 나라의 병렬수입 등을 통한 시장교란 행위를 유발하는 것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전쟁 장기화로 대다수 기업이 철수하는 등 개점휴업 상황이지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있다. 롯데, 오리온, 팔도 같은 기업들이다. 팔도는 러시아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하면서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으로 어려웠을 때 도시락이라는 라면을 싸게 공급하면서 유명해졌다. 현재도 라면과 도시락은 러시아 고유명사 이자 저명상표이기도 하다. 롯데, 오리온 같은 경우 초코파이로 유명해졌는데 러시아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 국민 간식으로 불리기도 하다. 오리온 같은 경우는 트베리주 주지사가 대통령을 만나는 간담회 자리에서 언급할 정도로 유명한데, 현재 트베리주에 공장 확장공사를 하고 있다.

아직 한국기업들에 대한 국유화 같은 특별 조치는 없으며 다행히도 특허권이나 다른 피해도 사실상 없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가 러시아를 제외해 달러, 유로화 결제가 어려워지는 등 금융적인 문제가 있지만 다행히도 현재 러시아는 한국에 대해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직항기는 아직 없지만 무비자 입국을 허락하고 해상교역을 허가했다.
러시아와의 계속 비즈니스가 필요한 기업에는 굉장히 좋은 소식일 것이다. 러시아와 우리나라의 교역량은 우리나라 전체로 따지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광활한 영토와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 자문을 통해 시장 상황을 냉철히 진단하고 훗날을 도모하는 전략적 접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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