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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CIA 국장 해스펠은 '첩보의 여왕'

33년 첩보 베테랑… 9·11 계기로 대테러 활동
물고문(워터보팅) 논란…"심문프로그램 더 없을 것"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18-05-18 14:15 송고 | 2018-05-18 14:16 최종수정
지나 해스펠 신임 CIA 국장 <자료사진> © AFP=뉴스1
지나 해스펠 신임 CIA 국장 <자료사진> © AFP=뉴스1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사상 최초로 여성 수장을 맞아들인다. 33년 경력의 첩보 베테랑 지나 해스펠이다.

해스펠 신임 국장은 인준 과정에서 과거 고문행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 야당인 민주당뿐 아니라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등 자당 의원에게도 비난을 샀으나 미 상원은 17일(현지시간)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그의 인준안을 가결했다.
현재 만 61세인 해스펠 신임 국장은 켄터키주의 한 미국 공군 가정에서 태어났다. 1985년 CIA에 입사, 미 국가비밀공작국장과 대테러센터장 수석보좌관 등 요직을 거쳤다.

AFP통신에 따르면 해스펠 신임 국장은 터키어와 러시아어에 능통하며, 30여년간 CIA 소속 요원으로서 아프리카와 유럽 등지에서 첩보 활동을 벌였다.

2001년 9·11테러는 그가 CIA 대테러센터로 활동 무대를 옮기는 계기가 됐다.
해스펠 신임 국장은 상원 정보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9·11테러 당시 나는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대테러센터로 가서 일을 도왔고 3년동안 그 곳을 떠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인준 과정에서 그의 발목을 잡은 건 그가 지난 2002년과 2005년 사이에 있었던 테러리스트 심문 활동에 개입해 여러 명의 알카에다 조직원들을 고문하는 행위에 관여했다는 정황이다.

해스펠 신임 국장은 2002년 당시 '고양이 눈'이라는 태국 소재 CIA 비밀 수용소 운영 총책임자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여기서 그가 물고문에 관여한 것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 곳에서는 9·11 테러 용의자인 알카에다 요원 아부 주바이다가 '워터보딩'이라는 물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터보딩이란 사람의 몸을 고정시킨 뒤 얼굴에 젖은 수건이나 헝겊, 봉지 등을 씌워 입과 콧구멍에 물을 직접 쏟아붓는 형태의 물고문을 말한다.

해스펠 신임 국장은 이 고문 현장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파기했다는 의심도 샀다.

그는 그간 청문회에서 자신의 고문 개입 의혹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 응답하지 않았지만 "나의 휘하에서 CIA는 앞으로 감금과 심문 프로그램을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해스펠 신임 국장은 현재 첩보·외교·군·안보 관계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TIME)은 해스펠 신임 국장이 포터 고스와 존 브레넌 등 전 CIA 국장들로부터 공개 지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와 미국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은 그의 고문 경력을 들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00명이 넘는 전 해외주재 미국 대사들도 당적과 관계없이 "세계 독재자들이 미국을 보고 '우리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게 될 여지를 준다"면서 그의 인준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상원에 전달했다.

크리스토퍼 앤더스 ACLU 부총재는 공식 성명을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고문에 관여한 사람이 CIA를 이끌게 됐다"며 "미국 역사의 어두운 한 장의 페이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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