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기가 무서워" 폭염기습 경기도 주민들 쉼터로, 그늘로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한여름 날씨가 이어진 11일 오후 한 노인이 무더위쉼터인 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금어1리 경로당에 들어가고 있다. 2024.6.11/뉴스1 ⓒ News1 김기현 기자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한여름 날씨가 이어진 11일 오후 한 노인이 무더위쉼터인 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금어1리 경로당에 들어가고 있다. 2024.6.11/뉴스1 ⓒ News1 김기현 기자

(경기=뉴스1) 김기현 기자 = "하루 아침에 이렇게 더워지니 밖에 돌아다니기가 무서워요. 아직 6월인데, 벌써 이러면 어떡하죠?"

낮 기온이 3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한여름 날씨가 이어진 11일 오후 2시 30분쯤 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금어1리 경로당엔 노인 13명이 모였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다.

'금어1리 경로당'은 지난해 7월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곳으로, 여름이면 실내온도가 26도로 유지돼 노인으로선 '최고의 휴양지'나 다름 없다.

이순이 할머니(73·여)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밤엔 쌀쌀했는데, 갑자기 너무 더워졌다"며 "결국 무더위쉼터까지 찾았다"고 말했다.

노인들은 농사일까지 앞당겼다.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오후엔 더위를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백정자 할머니(84·여)는 "해가 뜨기 전 새벽에 나가서 밭일을 한다"며 "날이 너무 더워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30분쯤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한 버스정류장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 3명은 뙤약볕을 피해 나무 그늘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래도 소용이 없었는지 한 시민은 가방 안에서 미리 챙겨 온 양산을 펼쳐 든 후 "왜 이렇게 덥냐"고 혼잣말하며 연신 손부채질을 하기 시작했다.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한여름 날씨가 이어진 11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나무 그늘에 몸을 숨기고 있다. 2024.6.11/뉴스1 ⓒ News1 김기현 기자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한여름 날씨가 이어진 11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나무 그늘에 몸을 숨기고 있다. 2024.6.11/뉴스1 ⓒ News1 김기현 기자

이날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용인지역 곳곳에서 더위에 신음하는 시민이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용인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올해 들어 수도권지역에 발효된 첫 폭염특보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급격한 체감온도 상승 또는 폭염 장기화로 중대한 피해발생이 예상될 때 발효된다.

용인 외 △전남 담양·곡성 △경북 영천·경산·청도·경주 △경남 김해·창녕 △대구 △울산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번 더위는 덥고 습한 공기가 본격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며 발생한 것으로, 높은 습도로 체감온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체감온도'는 기온에 습도의 영향이 더해져 사람이 느끼는 더위다. 통상 습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체감온도가 1도가량 높아진다.

이날 경기도 한낮 최고 기온은 27~34도 분포로 예상됐었다. 기상 당국은 고기압 영향으로 더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체감기온은 발표된 기온보다 더 높을 수 있다"며 "한낮 야외활동 시 건강 관리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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