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서 8개월 만에 돌아온 아들, 하루 전 숨진 아버지

"구출 소식 듣기 몇 시간 전 심장마비로 사망"

최근 가자지구에서 구출된 인질 4명 중 1명인 알모그 메이르 잔(22)과 그의 아버지 요세프 잔(57). 요세프는 알모그의 구출 소식을 듣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숨졌다.(X 갈무리).
최근 가자지구에서 구출된 인질 4명 중 1명인 알모그 메이르 잔(22)과 그의 아버지 요세프 잔(57). 요세프는 알모그의 구출 소식을 듣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숨졌다.(X 갈무리).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이 최근 가자지구에서 구출한 인질 4명 중 1명의 아버지가 아들의 구출 소식을 듣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숨을 거뒀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구출된 인질 알모그 메이르 잔(22)의 숙모 디나 잔은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에 알모그의 아버지인 요세프 잔(57)이 지난 7일 밤 사망했다고 전했다.

디나는 "알모그가 돌아오기 전날 밤 오빠의 심장이 멈췄다"며 "오빠는 슬픔에 잠긴 채 세상을 떠났고, 아들이 돌아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알모그가 돌아온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지만,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는 망가졌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전날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등에 있는 하마스 은신처에서 3명의 남성과 1명의 여성 인질을 무사히 구출했다고 설명했다.

IDF에 따르면 구출된 인질은 알모그를 비롯해 노아 아르가마니(25), 안드레이 코즈로프(27)와 샬로미 지브(40) 등이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집단농장)에서 열린 음악 축제에 참석했다가 인질이 됐으며 245일 만에 구출됐다.

디나는 "내 오빠는 8개월 동안 텔레비전에 붙어 모든 정보에 집착했다"며 "알모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고,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알고 싶어했다"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요세프는 알모그가 잡혀간 뒤 몸무게가 20kg이나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디나는 "그는 마음의 문을 닫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아 했다"며 "모두가 그를 걱정했지만, 그는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디나는 군대에게서 알모그가 구출됐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동시에 요세프와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소식도 전해 들었다.

디나는 "나는 너무 기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이 소식을 알리기 위해 곧장 오빠의 집으로 달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그러면서 "집 문이 열려있었고, 나는 오빠가 거실에서 자는 것을 봤다"고 덧붙였다.

디나는 요세프에게 달려가 '요시!'라고 불렀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디나는 요세프의 피부를 만지고 나서야 그가 숨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편 요세프의 장례식은 9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 치러질 예정이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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