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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풍선' 효과 컸는데 내부로는 선전 없는 北…말과 행동 달랐다

노동신문 등 주민들 보는 매체선 '오물풍선' 살포 담화·과정 끝까지 '함구'
'표현의 자유'라 했지만 주민보다 효율적 軍동원…'경제' 상황도 고려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24-06-03 10:17 송고
1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역 인근에 북한이 보낸 대남 전단 살포용 풍선이 떨어져 있다. (독자 제공)2024.6.2/뉴스1
1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역 인근에 북한이 보낸 대남 전단 살포용 풍선이 떨어져 있다. (독자 제공)2024.6.2/뉴스1

북한이 닷새간 1000여 개의 '오물풍선' 살포로 우리 사회에 불안과 혼란을 야기하면서도 내부로는 이와 관련해 일절 선전에 나서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주민들이 보는 매체들은 3일에도 오물풍선 살포와 관련한 보도를 하지 않았다.
김강일 국방성 부상이 전날 밤 오물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기로 밝힌 담화는 물론, 지난 26일 대북 전단 살포에 반발해 오물을 살포하겠다고 예고한 담화, 그리고 오물풍선 살포가 '우리 인민의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한 김여정 당 부부장의 지난달 29일 담화도 그간 한 번도 실리지 않았다.

북한이 지난달 28일, 29일 그리고 이달 1일, 2일에 보낸 것으로 파악되는 1000여 개의 오물풍선은 경상, 전라 등 전국 곳곳으로 퍼졌고, 풍선이 차량 위에 떨어져 앞 유리가 산산조각나는 등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김 부상은 풍선 살포 잠정 중단 의사를 밝히면서 "(남측에) 충분히 체감시켰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이번 풍선 살포로 대남 심리전에서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얻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북한은 이 과정도 내부엔 알리지 않았다.
이는 이번 대남 오물풍선 살포 과정에 북한의 주장과 달리 실제로는 주민들이 동원되거나 관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보인다.

김 부부장이 풍선 살포를 '인민의 표현의 자유'라서 막을 수 없다는 논리를 펼친 것은 우리의 헌법재판소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표현의 자유'로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을 비꼬기 위한 것일 뿐 실제로는 당국 차원에서 이번 풍선 살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북한이 매번 담화에서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지역과 종심지역에 살포될 것이다', '오물량의 몇십배로 건당 대응할 것이다', '살포를 잠정 중단할 것이다'라고 한 대목도 살포 여부가 주민들의 의사보다는 당국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번 오물 풍선 살포 주체를 북한군으로 파악하고 살포 원점 감시 등 관련 동향을 계속 주시해 왔다.

북한이 주민들을 동원하지 않은 것은 체제 특성상 풍선 살포 전 대남 적개심을 부추기고 인원을 조직하는 등 분위기 추동에 많은 기간과 에너지가 소요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 주민들에게 이를 알리는데만 상당한 시간과 물자가 소요되는 '대남 투쟁 사업'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일부 지역에서 짧은 작전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군을 동원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한편으로 경제 발전이 최우선인 내부 상황이 고려된 것일 수도 있어 보인다. 지금은 북한이 한 해 농사 중 가장 중요한 시기로 꼽는 모내기철 이어서 전국적으로 농촌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또 상반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이어서 전반적으로는 각 분야 경제 계획 이행을 다그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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