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유엔(UN)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위원회가 한국에서 열리면서 플라스틱병 분리·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허들'이 있다. 라벨이다. 상품 이름과 정보, 마케팅 요소를 넣기 때문에 쉽게 무(無)라벨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이 때문에 더 잘 뜯어지게 하거나 통째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코카콜라와 펩시 등 음료업계는 코폴리에스터(PETG) 같은 수축 필름 방식 라벨을 사용 중이다.
과거에는 값이 비교적 싼 PVC나 접착제를 바른 PP 재질이 대세였다. 그러나 2020~2021년 수축 방식이 더 친환경적이라면서 업계는 PETG로 방식을 바꿨다. 이때쯤 플라스틱병에 '라벨 절취선'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라벨 절취선은 재활용 과정에서 라벨을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해 재활용 효율을 높인다.
다만 라벨 제거가 쉽진 않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시민 10명 중 7명(70.6%·복수응답)은 '라벨 제거가 어렵다'고 답했다.
라벨 제거를 쉽게 하는 방법은 절취선 점선 개수를 늘리거나 점선 구멍 크기를 키우는 것이다. 그러나 수축 공정에 따라 불량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기술 개발과 소비자 편의 사이 타협점이 필요하다.
아예 라벨이 더 쉽게 떼어지도록 하는 방식도 있다. 수(水)분리 이지필(Easy-peel) 방식이다. 앞서 이마트는 야채 포장에, 세스코는 위생용품에 이같은 방식을 도입한 바 있다.
무라벨 플라스틱병도 다수 도입됐다. 광동제약 제주삼다수와 농심 백산수, 한국 코카콜라 씨그램 라벨프리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아직까지 무라벨 음료 제품은 생수나 정기배송 등에 한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각에선 라벨을 비중 분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라벨을 분리 배출해야 하는 게 PET와 마찬가지로 '비중 1 이상'이기 때문이다.
라벨을 폐기물 수처리 단계에서 분류하기 위해선 '비중 1 미만' 제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는 풀무원과 빙그레, 애경산업, 무학, 올가니카 등이 일부 제품에서 '비중 1 미만'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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