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의 '유망주 키움'은 계속…고형욱 단장 "선순환 통한 팀 뎁스 발전"

'만 22세' 김휘집 내주는 결단…"NC 요청, 선수 앞길도 생각"
올해 루키 대거 1군 기용…2년 연속 드래프트픽 대거 확보

키움 히어로즈에서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김휘집.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에서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김휘집.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키움 히어로즈의 구단 운영 기조는 올해도 유지된다. 이번에도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보고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 여러 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키움은 30일 내야수 김휘집을 NC로 보내고 NC의 2025년 신인 드래프트 1, 3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트레이드에서 지명권 2장이 한 번에 양도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키움은 오프시즌엔 포수 이지영을 SSG 랜더스에 보내고 SSG의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받은 바 있다. 이로써 상위 30위 이내의 타 팀 지명권만 3장을 확보했다.

지난해 최하위에 머문 키움은 1~11라운드까지 매 라운드 1번 지명권을 가져간다. 여기에 더해 NC에 받은 1라운드 7순위, 3라운드 27순위와 SSG에 받은 3라운드 28순위 지명권까지 확보, 상위 30위 이내의 신인 중 6명을 지명할 수 있게 됐다.

키움은 이미 작년 드래프트에서도 30위 이내의 신인 중 6명을 지명했다. LG 트윈스에 최원태를 보내는 대신 외야수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LG의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았고, KIA 타이거즈에 포수 주효상을 보내면서 KIA의 2라운드 지명권을, 삼성 라이온즈에 투수 김태훈을 보내면서 내야수 이원석과 삼성의 3라운드 지명권을 함께 받아왔다.

키움 이적 후 기량이 만개한 이주형.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키움 이적 후 기량이 만개한 이주형.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이렇게 뽑은 신인은 투수 전준표(1라운드 8순위), 투수 김윤하(1라운드 9순위), 내야수 이재상(2라운드 16순위), 투수 손현기(2라운드 19순위), 투수 이우현(3라운드 24순위), 투수 김연주(3라운드 29순위) 등이다. 이우현을 제외한 5명은 이미 1군 데뷔전을 마쳤다.

모기업의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키움은 이전에도 이런 트레이드가 잦았다. FA가 임박한 베테랑을 보내고 유망주나 지명권을 받아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이었다.

1군에서 통할 만한 선수 한 명을 키워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키움은 유독 '육성'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김하성, 이정후는 키움에 입단해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한 '대박' 케이스이고, 김혜성도 올 시즌 후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최원태를 보내고 받아온 이주형은 1년 만에 팀의 주축 타자로 자리 잡았고 올해도 루키 고영우와 이재상, 김인범 등이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이번 트레이드에서 주목할 점은, 키움이 '특급 유망주'에 가까운 김휘집을 보냈다는 것이다. 김휘집은 2021년 2차 1라운드 9순위로 입단한 2002년생 내야수다. 장타 잠재력을 갖춘 데다 유격수와 3루수 등을 두루 소화할 수 있어 김하성과 비교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형욱 키움 단장은 '선수를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그는 "작년부터 NC가 김휘집을 요청해왔다"면서 "트레이드 불가 선수라고 몇 차례 이야기했지만, 최근 다시 요청이 오면서 생각해 보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APBC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던 김휘집. /뉴스1 DB ⓒ News1 이재명 기자
지난해 APBC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던 김휘집. /뉴스1 DB ⓒ News1 이재명 기자

고 단장은 "김휘집은 우리 팀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아직 기량이 만개하지 못했다"면서 "선수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도전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김휘집은 지난해 말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국가대표로 발탁돼 홈런을 때리는 등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4년 차인 올 시즌 성적은 지지부진했다. 이적 전까지 51경기에서 0.230의 타율에 5홈런 25타점. 홈런 페이스는 데뷔 이래 가장 빨랐지만, 콘택트 능력이 개선되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만 22세의 유망주를 보내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하지만 키움엔 이미 또 다른 '대안'이 마련돼 있었다. 고졸 루키 이재상과 대졸 루키 고영우다.

성남고를 졸업한 이재상은 지난해 KIA에 받은 지명권으로 뽑은 신인이다. 올 시즌 초반 부상 전까지 한동안 김휘집 대신 주전 유격수로 나올 정도로 공수에서 안정감을 보여줬다. 4월 10일 SSG 전에선 무려 김광현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이재상은 한 달 여의 부상 공백을 딛고 지난 29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공교롭게도 김휘집의 트레이드는 이재상의 복귀 다음 날 이뤄졌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이재상. (키움 제공)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이재상. (키움 제공)

대졸 루키 고영우는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까지 33경기에서 0.337의 타율에 13타점 등으로 '루키답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데뷔한 루키 중 가장 돋보이는 성적으로,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찼다.

키움은 '3루수 고영우-유격수 이재상'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송성문도 최근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다.

고 단장도 "이재상과 고영우의 성장세가 도드라지고, 송성문도 잘해주고 있어서 김휘집의 공백은 메울 수 있다고 봤다"면서 "선순환을 통해 팀 뎁스를 발전시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김휘집을 보내고 받은 지명권 2장으로 다시 전력을 보강하면, 내년 김혜성의 공백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고 단장은 "우리는 단순히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팀 성적의 향상을 목표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번 트레이드를 계기로 기존에 있던 내야수 포지션의 선수들이 좀 더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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