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궁예 등장"…말 안해도 마음 읽는 기계 나온다[미래on]

뇌파 활성도 측정해 발언의 진위 여부 판정
뇌 활용한 거짓말 탐지기, 수사부터 비즈니스까지 적용 가능

시드니 공과 대학에서 실험자를 대상으로 fMRI와 AI를 활용해 뇌파를 읽고 있다. (UTS 제공)
시드니 공과 대학에서 실험자를 대상으로 fMRI와 AI를 활용해 뇌파를 읽고 있다. (UTS 제공)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종종 '선의의 거짓말'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어울리지 않는 걸 알면서도 "셔츠가 잘 어울려요"라고 하거나, 귀책 사유가 있는 걸 알지만 "당신 잘못은 없어요"라고 하는 식이다.

거짓말이 모조리 들통난다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활용한 뇌 판독 기기가 도입되면 조만간 이런 미래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카네기 멜론 대학의 마셀 저스트(Marcel Just) 심리학 교수는 fMRI를 사용해 뇌를 스캔하고 아이디어가 형성되는 과정을 관찰했다.

fMRI는 현재 뇌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일종의 '스냅숏'을 찍는 기기다. '사과', '망치' 등의 이미지를 노출하고 대상자의 뇌를 스캔하면서 관련한 생각이나 감정을 기계에 학습해 왔다.

텍사스 대학에서도 유사한 실험이 이어졌다. 실험 참가자들이 무성 영화를 시청하면, fMRI로 뇌 혈류를 파악해 참가자들의 감정 상태를 분석하는 식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야구 경기를 바라보는 팬들의 혐오감(분노), 아름다운 모델을 만나고 느끼는 부러움, 죽음을 고민하는 이들의 공포 등의 데이터를 풍부하게 수집할 수 있었다.

그간 실험자들에게 단어를 입력하고 뇌파를 확인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데이터를 쌓아왔다면, 앞으로는 역으로 뇌파를 읽고 발화자의 거짓말 여부를 도출해 낼 수 있을 전망이다.

"화난 변호사가 사무실을 떠났습니다"와 같은 문장을 읽게 하고, 실험자의 뇌파를 분석해 변호사에게 거짓말을 했는지를 추론해 내는 것이다.

영미권 실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된 모델이 아시아권에도 적용될 수 있다. 국경을 넘은 '거짓말 탐지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셈이다.

거짓말 탐지기나 뇌파 분석 기기 또한 휴대가 가능할 정도로 가볍고 기능이 세분화되고 있다.

뇌전도(EEG) 캡을 착용하기만 하면 뇌에서 생성되는 전기 신호를 분석해 텍스트로 도출하는 브레인지피티(BrainGPT), 뇌파를 분석해 집중력을 측정하고 번아웃을 방지하는 스마트 헤드셋 등이다.

나아가 이런 기술이 고도화된다면 사법적 판결을 받는 상황이나 비즈니스 파트너, 광고 집행 시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거짓된 알리바이를 증언할 때 활성화되는 뇌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진짜 구매 의사를 가진 물건을 선택할 때 자극되는 뇌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21세기 '궁예'가 조만간 도래할 전망이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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