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업 생산성 정체…기초연구 강화·혁신 창업 독려 필요"

중장기 심층연구 보고서 '혁신과 경제성장' 공개
"R&D 늘려도 생산성↓…기초연구 냉대, 혁신기업 정체 탓"

광화문에서 출근하는 직장인 (자료사진) /뉴스1
광화문에서 출근하는 직장인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우리나라가 연구개발(R&D) 지원에 집중해 왔음에도 기업 생산성은 오랜 기간 정체된 이유가 기초연구 냉대, 벤처캐피탈 미비 등 혁신 창업가의 등장이 힘든 경제 여건 때문이라는 분석이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이 같은 여건을 개선하면 경제 성장률은 0.3%포인트(p)가량 오를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26일 펴낸 중장기 심층연구 보고서 '혁신과 경제성장-우리나라 기업의 혁신활동 분석 및 평가'에는 한은 경제연구원 소속 이동원 실장, 성원·정종우·최이슬·김동재 연구위원과 조태형 부원장의 이런 분석이 담겼다.

연구진은 2010년대 이후 우리 기업의 R&D 지출, 미국 내 특허 출원 건수 등 혁신 활동 지표는 빠르게 개선됐으나 생산성 증가는 크게 둔화된 배경을 살폈다.

그 결과 "혁신기업(innovative firm) 생산성이 2010년대 이후 정체된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결론 내렸다. 혁신기업은 미국 내 특허를 출원할 정도로 혁신활동이 우수한 기업을 가리킨다.

이들 혁신기업은 10년 전만 해도 전체 기업 R&D 지출의 약 72%(2011~2020년 평균)를 가져갔지만, 생산성 증가율이 2001~2010년 연평균 8.2%에서 2011~2020년 1.3%로 크게 둔화된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혁신기업 중 종업원 수 상위 5%인 대기업은 전체 R&D 지출 증가를 주도한 반면 생산성 성장세가 뚜렷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대기업 혁신 실적의 양(특허출원건수)은 급증했으나 생산성과 밀접한 질(특허피인용건수 등 혁신 중요도)은 2000년대 중반 낮아진 뒤 개선되지 못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업력이 하위 20%로 짧은 중소기업의 경우 2010년대 전에는 생산성 증가세가 가팔랐지만 이후 크게 느려졌다. 이는 혁신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가중된 점, 혁신 역량을 갖춘 신생기업 진입이 감소한 점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기초연구에 대한 냉대가 뼈아팠다. 우리 기업은 2010년대 들어 기초연구 지출비중을 14%(총지출 대비)에서 2021년 기준 11%까지 줄여 왔다.

보고서는 "기업의 혁신 실적이 질적 측면에서 개선되지 못한 데는 기초연구 지출 비중 축소가 작용했다"며 "응용연구는 혁신 실적의 양을 늘리는 데 효과적인 반면 기초연구는 선도적 기술개발의 기반인 질과 밀접하다"고 꼬집었다.

벤처캐피탈 기능이 미비했던 점도 주요했다.

보고서는 "실증분석 결과, 벤처캐피탈 접근성이 높을수록 혁신실적이 개선됐고, 이런 효과는 투자회수시장(M&A, IPO)이 발전돼야 거둘 수 있었다"며 "그러나 2010년대 들어 벤처캐피탈 접근성이 낮아진 가운데 투자회수시장의 발전은 더디고 민간의 역할도 부족했다"고 밝혔다.

혁신 창업가의 등장을 가로막는 사회 여건 역시 발목을 잡았다.

보고서는 "미국의 경우 혁신 창업가는 주로 학창시절 인지능력이 우수한 동시에 틀에 얽매이길 싫어하는 '똑똑한 이단아'였던 것으로 분석됐으나 우리나라는 '똑똑한 이단아'가 사회 여건 등으로 창업보다 취업 등을 선호해 이들을 혁신 창업가로 키워나가는 사회 여건이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연구진은 △기초연구 강화 △벤처캐피탈 기능 개선 △창업 도전을 격려하는 환경 조성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연구비 지원, 산학협력 확대 등 기초연구를 강화할 경우 경제 성장률과 사회 후생이 각각 0.2%p, 1.3% 개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금 공급 여건 개선, 신생기업 진입 확대 등 혁신기업 육성이 진전되면 성장률과 후생은 각각 0.1%p, 1.4%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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