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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재료구매 방해·성능검증 심의 개입…삼표레일웨이 과징금 4억

'철도 분기기' 시장 독점…새 사업자 등장하자 원재료 구매 방해
국가철도공단 비공개 자료 무단 수집…경쟁사 성능검증 심의 방해도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2024-05-21 12:00 송고
© News1 장수영
© News1 장수영

경쟁사가 '철도 분기기'의 원재료를 구매하는 것을 방해하고, 국가의 성능검증 심의까지 개입한 삼표레일웨이에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삼표레일웨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4억 원을 부과한다고 21일 밝혔다.
철도 분기기란 열차를 한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전환하기 위해 궤도상에 설치하는 구조물이다. 보통 레일, 특수레일(텅레일), 침목, 상판, 크로싱 등으로 구성된다.

국내 철도 분기기 시장은 연 500억∼600억 원 규모로, 2020년 ㈜세안의 시장 진입 전까지 삼표레일웨이와 계열사인 베스트엔지니어링이 시장을 독점했다.

삼표레일웨이는 2014년 말부터 경쟁사의 철도 관련 사업 중단, 경쟁사 견제를 목적으로 세안의 분기기 제품 도입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2016년 8월부터는 세안의 시장 진입을 방지 또는 지연시켜 시장에서의 독점력을 견고히 하고자 했다.
삼표레일웨이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대만의 망간크로싱 공급업체에 이메일을 보내 세안에 어떠한 부품도 공급하지 않도록 요구했다.

삼표레일웨이는 또 2016년 현대제철에 타사에 대한 특수레일(70S 레일) 공급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인이다. 삼표레일웨이와 현대제철은 삼표그룹,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다.

세안은 2016년 2월 현대제철에 70S 레일 공급을 요청했지만, 현대제철은 삼표레일웨이의 요청에 따라 공급을 거절했다. 현대제철은 2019년 5월까지 삼표레일웨이 외 다른 업체에 대한 70S 레일 공급 불가 정책을 고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삼표레일웨이의 원재료 구매 방해행위로 세안은 망간크로싱 분기기를 통한 시장 진입이 불가했고, 이후 합금강크로싱 분기기를 제조해 2020년 이후 겨우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경쟁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약 4년 지연됐으며 이 기간 삼표레일웨이의 시장 독점이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철도 분기기 구조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2024.5.21/뉴스1
철도 분기기 구조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2024.5.21/뉴스1

세안은 삼표레일웨이의 방해로 망간크로싱을 공급받을 수 없자, 2018년 대체 부품인 합금강크로싱을 자체 개발해 이를 바탕으로 분기기를 제작한 후 국가철도공단에 성능검증을 신청했다.

이에 삼표레일웨이는 2018년 5월 국가철도공단에 세안의 분기기 성능검증 보류를 요구했다. 성능검증 절차가 진행되자 심의 단계별로 안건을 입수하고 검토의견서를 작성한 후 심의위원들에게 세안 분기기의 문제점을 전달하고 이를 심의의견으로 반영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삼표레일웨이는 국가철도공단 외부 사무실에 혼자 근무하는 공단 직원의 PC를 통해 비공개 정보인 심의위원 명단, 진행상황, 심의안건 등 자료 200여 건을 무단으로 수집했다"며 "심의위원들에게 잘못된 검토의견을 전달해 심의의견에 반영되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심의 절차를 지연하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표레일웨이의 성능검증 절차 방해행위로 인해 세안 제품의 성능검증이 상당 기간 장기화돼 시장 진입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재는 공정거래법에서 새로운 경쟁사업자의 참가 방해행위 규정을 적용해 시정명령을 부과한 최초의 사례다.

공정위 관계자는 "삼표레일웨이는 국가철도공단 시스템에 접속해 비공개 정보를 열람하고 심의위원들에게 왜곡된 의견을 전달해 정부, 공공기관 제도 운용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앞으로 독점이 장기화·고착화한 시장에서의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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