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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걷던 '홍콩 ELS' 자율배상…대표 사례로 돌파구 찾을까

기본배상율 20~30%지만 '부당권유' 입증 시 40%까지
은행-투자자 '다툼의 영역'은 여전…"자율배상 난항" 우려도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2024-05-15 08:56 송고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모임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2024.1.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모임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2024.1.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5개 은행의 분쟁조정 대표 사례를 공개했다. 지난 2월 홍콩 ELS 배상기준안이 발표되고도 은행과 투자자 사이에 배상 비율을 둔 줄다리기가 계속되자 금감원이 일종의 '모범 답안'을 내놓은 것이다.

은행권은 대표 사례를 기반으로 신속한 자율배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속도가 붙을지는 미지수다. 아직 은행과 투자자 사이에 '다툴 수 있는 영역'이 남아있어서다.
◇ 기본배상율 20~30%…적합성·설명의무 위반 적용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4일 5개 은행(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이 2021년 1월~3월 24일까지 판매한 홍콩 ELS에 대해 모두 20%의 기본배상비율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5대 은행 모두에서 '설명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농협·SC제일은행은 금소법이 시행된 2021년 3월 25일 이후 판매분에 대해 30%의 기본배상비율을 적용받게 된다. '적합성 원칙 위반'까지 적용됐기 때문이다.
홍콩 ELS 기본배상비율은 판매사가 △적합성 △설명의무 △부당권유 기준을 위반한 정도에 따라 20~40%로 책정된다. 금감원은 지난 2월 홍콩 ELS 배상기준안을 발표할 당시 이같은 내용을 담았지만, 판매사와 투자자가 주장하는 위반 정도가 달라 자율배상의 장애물로 지적됐다.

금감원은 은행별 기본배상비율이 정해진 만큼 자율배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본배상비율을 바탕으로 개인별 가감 요인을 적용하면 투자자가 배상 정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고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주요 판매사에 대한 대표 배상비율을 책정했다. 2021년 홍콩 ELS 판매분에 대해 5개 은행 모두 최소 20%의 기본배상비율을 적용받았다. 국민·농협·SC제일은행의 경우 금소법이 시행된 지난 2021년 3월25일 이후 판매분에 대해서는 모든 사례에 대해 적합성 원칙 위반까지 적용돼 최소 30%의 기본배상비율을 적용받게 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고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주요 판매사에 대한 대표 배상비율을 책정했다. 2021년 홍콩 ELS 판매분에 대해 5개 은행 모두 최소 20%의 기본배상비율을 적용받았다. 국민·농협·SC제일은행의 경우 금소법이 시행된 지난 2021년 3월25일 이후 판매분에 대해서는 모든 사례에 대해 적합성 원칙 위반까지 적용돼 최소 30%의 기본배상비율을 적용받게 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부당권유' 확인시 40%까지…여전한 '다툼의 영역'

은행권은 홍콩 ELS 기본배상비율로 20~30%가 정해진 것을 두고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기본배상비율 최대치인 40%를 면해 다행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은행권은 금감원의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신속한 자율배상을 추진하겠다는 밝혔다.

그러나 실제 자율배상에 속도가 붙을지는 미지수다. 금감원은 5개 은행에 대한 기본배상비율을 20~30%로 정하면서도 "현장검사 및 민원 조사로 '부당권유' 같은 위반사항이 발견된 경우 배상비율을 20~40%까지 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금감원이 공개한 분쟁조정 대표사례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사례의 경우 기본배상비율이 손해액의 40%까지 인정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든 투자자가 20~30%의 기본배상비율을 적용받는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은행과 투자자 양측이 증거를 제시하며 배상 비율을 협의할 수 있다"고 짚었다.

결국 은행과 투자자가 '다툴 수 있는 영역'은 여전히 남게되면서 자율배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본배상비율이라는 '하한선'이 정해진 것 외에는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투자자와 협상해야할 부분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 은행권 "모두 대표사례만큼 받는 것 아니다" 우려도

이날 5대 은행의 분쟁조정 대표 사례가 공개되면서 오히려 은행과 투자자 사이의 합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모든 투자자가 '대표사례만큼' 배상받을 수 있다고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이날 밝힌 5개 은행의 대표 사례 배상비율은 30~65%다. 구체적으로 하나은행 30%, 신한은행 55%, SC제일은행 55%, 국민은행 60%, 농협은행 65%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에서 가입한 경우 60%, 농협은행에서 가입한 경우 65%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면서 "하나의 배상 사례일 뿐 개별적인 배상비율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은행별 대표 사례를 보면서 누구나 '저만큼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겠냐"면서 "투자자들과의 합의가 지연될까 봐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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