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추상적 기준만 제시"…준비 부족했던 전세사기 '선구제' "논의 필요해"

재원인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2년새 '49조→12조'
국토부 "논의 과정 충분치 못해…절차 등 숙의 있어야"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2024-04-30 15:37 송고
3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지원을 위한 HUG의 역할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황보준엽 기자
3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지원을 위한 HUG의 역할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황보준엽 기자


전세사기 피해자의 보증금 반환채권을 공공이 우선 매입한 뒤 먼저 보상하고 자금을 회수하는 '선구제 후회수' 방안과 관련 피해자 구제 조항 등이 모호하고, 제삼자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재원으로 쓰일 주택도시기금을 활용의 적정성 논란도 불거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3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컨퍼런스센터에서 전세사기 피해지원을 위한 HUG의 역할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김택선 HUG 준법지원처 처장은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검토'를 주제로 발제했다.

선구제 후회수는 HUG 등 공공기관이 먼저 채권을 매입해 보상을 해주고 나중에 경매 등 구상을 통해 대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현재 관련 법안은 소관 상임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직회부됐으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 선구제 후회수 방안이 포함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주택 매입에 주택도시기금이 쓰인다는 점이다. 주택도시기금은 국민들이 납입한 청약저축 금액과 부동산 취득 시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국민주택채권 비용으로 조성된다.

이 기금은 서민들의 주택 구입 시 출·융자와 임대주택 공급에 활용돼야 하는데, 사적 계약 영역의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특히 건전성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은 2021년 말 49조 원에 달했으나, 올해 3월 말 잔액이 13조 9000억 원에 그쳤다.

법 조항의 모호성도 지적됐다. 개정안에서 규정하는 '우선변제를 받을 보증금의 비율'을 두고 임차보증금의 일정 비율인지, 최우선변제금인지 불명확해서다.

예컨대 보증금이 1억 원인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경우 가치 평가가 8000만 원 정도일 땐, 최우선변제금(보증금 1억 6500만 원 이하 소액임차인일 경우 5500만 원) 보다 낮은 만큼 정부가 3500만 원을 추가로 보태서 지급해야 한다.

채권의 가치 평가에 대한 문제점도 다수 지적됐다. 우선 지역별, 용도별, 시장상황별로 예상 낙차가율의 변동성이 크고, 조세채권에 대한 산정도 쉬운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전세사기 피해자의 임차보증금 채권은 대부분 부실채권에 해당하는 만큼 평가액이 액면 금액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큰데, 이에 대한 분쟁도 예상됐다.

김택선 HUG 준법지원처 처장은 "공정한 가치평가라는 추상적 기준만 제시하고 있다"며 "채권매입기관이 공정한 기차평가를 할 수 있는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명확히 하고, 매매대금 평가시점, 지급시기, 회수방식 등 채권 매수 및 회수 방식의 차이에 따른 평가기준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세사기와는 무관한 제삼자에 대한 피해 가능성도 언급됐다. 개정안은 선순위 채권을 할인 매수하도록 하고 있고, 그로 인한 이익을 임차보증반환 채권의 평가금액에 가산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피해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선구제 후회수 절차에 대한 미비점이 많은 만큼,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규철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선구제 후회수 개정법안에 담겨 있는 조치들에 대해서 충분히 논의되고, 향후 법 통과가 됐을 때 문제없이 작동될 수 있는 형태였으면 좋았을 텐데, 논의과정이 충분치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가치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 매입절차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깊이있는 숙의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wns8308@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