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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던 '고려사리', 약 100년 만에 고국 온다…조계종, 현지서 인수

18일 한국으로…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서 환수식
2009년부터 환수 논의…지난해 김건희 여사 美 방문 계기로 협상에 가속도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2024-04-17 11:51 송고 | 2024-04-17 12:04 최종수정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 등 대표단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미술관에서 사리 기증에 대한 행정 절차와 관련 이운 의식을 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 등 대표단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미술관에서 사리 기증에 대한 행정 절차와 관련 이운 의식을 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미국 보스턴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고려시대 사리가 약 100년 만에 오는 18일 고국으로 돌아온다.

대한불교조계종(이하 조계종)은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과 총무원 문화부장 혜공 스님을 비롯한 대표단이 16일(현지시각) 미국 보스턴 미술관(관장 매튜 테이틀바움)을 방문, 사리 기증에 대한 행정 절차와 관련 이운 의식을 완료하고 진신사리를 인수했다고 17일 밝혔다.
석가여래의 진신사리를 비롯해 보스턴 미술관 소장 사리구 안에 봉안되었던 사리는 18일 한국으로 돌아와 이운을 완료할 예정이다.

미국 측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반환되는 사리는 가섭불, 정광불, 석가불, 지공선사, 나옹선사의 사리로, 사리구에 적혀있는 명문을 통해 여래와 역대 조사의 진신사리임이 확인됐다. 가섭불은 석가여래 이전에 출현한 과거칠불 중 6번째의 부처를 뜻한다. 지공선사는 서역, 중국을 거쳐 고려의 불교를 중흥하고 양주 회암사를 창건한 인도 출신의 승려이며, 나옹선사 지공선사로부터 불법을 배우고 공민왕의 왕사로 활동한 명승이다.

이 사리들은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임시 보관된다. 이후 19일 오전 조계종 총무원이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사리의 귀환을 부처께 고하는 고불식(환수식)이 진행된 뒤 경기도 양주 회암사로 옮겨진다.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은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역대 조사의 사리가 양주 회암사로 환지 본처 한다는 점에서, 회암사의 교구 본사인 봉선사 주지로서 말할 수 없이 감격스러운 심정"이라며 "이후 진신사리의 역사적, 종교적 위상과 가치에 맞게 여법하게 예경의 대상으로 봉안하여 모실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 사리들이 담겼던 사리구도 추후 대여 방식으로 국내에 들여오는 방안을 미국 측과 지속 협의 중이다. 이 사리구의 정식 명칭은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銀製鍍金喇嘛塔形 舍利具)로, 원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던 14세기 고려시대 불교문화의 정수를 담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사리구 내부에는 작은 크기의 '은제도금팔각당형 사리구'(銀製鍍金八角堂形 舍利具) 5기가 안치돼 있다.

사리 및 사리구는 고려 말 나옹선사 입적 이후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보스턴 미술관 측은 양주 회암사를 원소장처로 추정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유출된 것을 보스턴 미술관이 1939년 한 업자로부터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수 논의는 지난 2009년부터 약 15년간 지속돼 온 현안으로, 지난해 4월 김건희 여사의 미술관 방문을 계기로 협상에 속도가 붙었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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