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100세건강] ‘진단 방랑’ 대명사격인 폼페병…도대체 어떤 병이길래

다리 풀리거나 계단 오르기 힘들어져…호흡곤란, 수면 무호흡증 발생
빨리 치료하면 일상생활 충분…올해 1월부터 '신생아 선별검사 급여'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24-04-17 06:00 송고 | 2024-04-17 08:58 최종수정
© News1 DB
© News1 DB


환자 수가 2만 명이 안 되거나 진단이 어려워 환자 수를 정확히 알기 힘든 질환을 희귀질환이라고 한다. 그중 20개는 환자 수가 200명도 안 되는 '극희귀질환'인데 빨리 치료가 이뤄지면 일상생활도 충분히 가능해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매년 4월 15일은 국제폼페병협회(International Pompe Association·IPA)가 지정한 '세계 폼페병의 날'이다. 세계적으로 5만명에 1명꼴이며 국내에서는 연간 5명 미만의 매우 적은 환자만이 보고된다.

그러나 한국폼페병환우회는 실제 환자가 현재 등록된 환자(47명)의 27배인 1285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간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진단 방랑' 때문이다. 질환도 생소하고 진단해 본 의료진도 많지 않아 환자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기 힘든 셈이다.

폼페병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희귀 근육병'이다. 세포 내 노폐물을 분해하는 '리소좀'의 효소가 결핍돼 발생하는 리소좀 축적 질환(Lysosomal Storage Disease·LSD) 중 하나다. 근육 세포의 리소좀 내에 과도한 양의 노폐물이 축적돼 근육이 손상되고, 한 번 손상된 근육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발병 시기에 따라 영아형 폼페병(Infantile Onset Pompe Disease·IOPD)과 후기 발병형 폼페병(Late Onset Pompe Disease·LOPD)으로 나뉜다. 후기 발병형은 생후 1년이 지난 뒤부터 후기 성인기까지 언제든지 발병할 수 있다.

영아형은 태어난 지 몇 달이 돼도 목가누기, 뒤집기, 앉기, 걷기 등의 아이의 운동 발달이 이뤄지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제때 치료하지 못해 심장 근육과 호흡 근육이 약해지면 심근병증이 발생하고 자발적 호흡이 어려워지며 환아가 1세 이전에 심호흡기 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 News1 DB
© News1 DB

후기 발병형은 다리 근육이 약해지며 뒤뚱거리는 걸음, 자주 헛디디거나 넘어짐, 계단 오르기 같은 운동 능력이 점차 떨어진다. 호흡 부전으로 호흡곤란, 수면 무호흡, 잦은 호흡기 감염 등도 동반된다.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근육병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폼페병은 고혈압, 당뇨병처럼 지속적인 치료를 해야 하며 효소 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을 통해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효소가 결핍된 환자의 몸 안에 대체 효소가 될 '알클루코시다제알파' 성분 치료제(급여 치료 가능) 등을 주입해 효소를 보충한다.

나이가 들면서 점진적으로 장기와 세포 손상이 진행되는 진행성 질환의 특성상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빨리 치료를 시작하면 일상생활이 충분히 가능할 정도로 관리할 수 있다. 효소대체요법은 심장기능, 운동기능, 호흡기능 그리고 조직 내의 리소좀 축적 등을 개선한다.

폼페병에 대한 진단 방랑 최소화와 치료 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폼페병 등 치료제가 있는 6개의 리소좀 축적 질환을 대상으로 '신생아 선별검사' 급여를 확대 시행했다. 이로써 폼페병의 조기 진단과 치료가 훨씬 수월해졌다. 

신생아 선별검사 제도는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생후 3~7일 사이의 신생아 시기에 조기 진단해 치료 효과를 향상할 수 있는 질환을 미리 대처하자는 취지로 전면 건강보험 급여화돼 검사 비용 부담이 경감되고 있다.

희귀질환 전문가는 이번 조치가 출산과 동시에 폼페병을 조기에 발견하게 됨으로써, 증상이 진행되기 전부터 환자를 발굴하고 치료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성인도 원인 모를 근육질환을 겪는다면 희귀질환 전문의를 찾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임한혁 충남대전권역희귀질환전문기관 사업단장(충남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폼페병으로 손상이 일어난 근육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로 조기에 질환을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급여 확대가 좋은 기회가 돼 신생아기부터 환자들을 발굴해 진단 방랑을 최소화하고 적기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성인 중에서도 원인 모를 근육질환을 겪는다면, 폼페병을 의심해 보고 희귀질환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ksj@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