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내려면 범실부터 줄여야"… 오기노 감독의 뚝심, 들쑥날쑥 OK 바꿨다

V리그 데뷔 시즌 2위…선수보다 '원 팀' 강조
OK만의 독특한 색깔 확고히 하며 V리그에 반향

오기노마사지 OK금융그룹감독이 2일 오후 경기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2024.4.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오기노마사지 OK금융그룹감독이 2일 오후 경기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2024.4.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잦은 범실에 발목이 잡혔던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이 달라졌다. 아쉽게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에 막혀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오기노 마사지(일본) 감독 부임 후 달라진 색을 드러내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OK는 2일 안산에서 끝난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졌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프전에 오른 OK는 2위로 시즌을 마쳤다.

OK의 배구는 강서브와 안정된 리시브 등 기본기를 강조하던 현재의 V리그에 신선한 울림을 줬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오기노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서브 범실을 줄이고 사이드아웃 배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범실을 최소화 하면서 1점, 1점을 신중하게 생각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효과를 봤다.

OK는 지난 2022-23시즌 팀 범실 전체 3위(929개)에 오를 정도로 중요한 순간마다 스스로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다. 팀 서브 득점이 7개 팀 중 전체 2위(세트당 평균 1.471개)였으나 고비마다 서브 범실을 쏟아내며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

21일 오후 경기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배구 '2023-2024 도드람 V리그' 준플레이오프 OK금융그룹과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OK금융그룹 바야르사이한이 서브를 하고 있다. 2024.3.2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21일 오후 경기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배구 '2023-2024 도드람 V리그' 준플레이오프 OK금융그룹과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OK금융그룹 바야르사이한이 서브를 하고 있다. 2024.3.2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OK는 강서브 대신 플로터 목적타 서브를 통해 상대 리시브를 흔들고 블로킹과 수비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전술을 구사했다. 레오나르도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 등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는 선수단 전체가 강서브를 구사하지 않았다. 때로는 레오에게도 맞춰 때리는 서브를 지시했다.

결과적으로 팀 범실을 줄인 전술은 효과를 봤다. OK는 이번 시즌 팀 범실 최소 1위(654개)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보다 275개나 줄어든 수치다.

챔프전을 마친 오기노 감독은 자신이 구상했던 배구가 통했음을 입증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정해진 코스로 서브 때리는 것을 매일 연습했다"며 "선수들이 강서브만으로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기노 감독은 "우리 팀은 사이드아웃 확률이 낮아서 서브 미스까지 나오면 상대에게 점수를 더블로 내준다"며 "계속 반복 연습했던 것들이 결실을 봤다. 덕분에 OK만의 배구를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오기노마사지 OK금융그룹감독이 2일 오후 경기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24.4.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오기노마사지 OK금융그룹감독이 2일 오후 경기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24.4.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OK는 표면적으로는 에이스 레오를 적극 활용했으나 오기노 감독은 포스트시즌 내내 특정 선수가 아닌 '원 팀'을 강조했다. 때로는 레오가 코트 위에서 불만을 드러냈을 경우에는 기자회견 등에서 강도 높게 선수를 질타하기도 했다.

오기노 감독은 자신의 지시를 어길 경우에는 가차 없이 교체하는 강단도 보여줬다. 이는 특정 선수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누구든지 훈련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을 경우 편견 없이 기용했다.

그는 "모든 책임은 감독이 진다. 선수들은 연습했던 것만 경기에서 보여주면 된다"고 했다.

일본에서 온 사령탑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 배구를 분석하며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부족한 것들을 채워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선수들이 '이런 배구도 있다, 미스를 너무 간단히 주면 안 된다'는 것을 많은 연습을 통해 깨달았을 것"이라며 "기존 V리그 팀들과 달랐을 것이다. 수정해야 할 것들은 하면서도 내 배구를 지속하겠다. 다음 시즌 좋은 외국인 감독들이 한국에 오는데 좋은 점을 훔치면서 계속 공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일 오후 경기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대한항공과 OK금융그룹의 경기에서 OK그융그룹 선수들이 득점 성공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4.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2일 오후 경기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대한항공과 OK금융그룹의 경기에서 OK그융그룹 선수들이 득점 성공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4.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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