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화사한 봄날 무기력감…우울증 의심, 관리 필요

'스프링 피크' 발생…증상 의심되면 지체말고 병원 찾아야
정신과 의료진 "자신상태 인정부터…타인과 비교 말아야"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봄철, 이유 없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 '봄을 탄다'며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 보고 의료진 도움을 받는 게 좋다.

3일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들에 따르면 1년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절이 봄(3~5월)이다. 봄철 자살률이 오르는 건 전 세계 공통적인 현상으로 이를 '스프링 피크'(Spring Peek)라고 부른다.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를 봐도 최근 3년간 자살률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21년 3월, 2022년 4월, 2023년 5월이었다.

스프링 피크의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 없지만 봄철 우울증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우울증 환자는 2018년 약 75만 명에서 2022년 약 100만 명으로 33%로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불안장애 환자도 약 69만 명에서 약 87만 명으로 26% 늘었다.

의학계에서는 입학·졸업·취업 등 사회적인 변화나 봄을 만끽하는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등이 우울증은 물론 '자살 생각'을 키운다고 보고 있다.

우울증이 생기면 침울한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오랫동안 회복되지 않는다. 침울한 기분은 쓸쓸함, 슬픔, 불안, 절망, 허무, 답답함, 초조함 등의 감정으로 표현된다.

15일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자살예방정책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2023.12.1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15일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자살예방정책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2023.12.1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누구나 우울할 수 있다는 통념 때문에 방치될 수 있으나 조기 진단과 재발 방지 치료가 핵심인 질환이어서 증상이 의심되면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장진구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봄은 1년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시기라 적극적인 정신건강 관리가 필요하다"며 "정신건강 관리는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우울·불안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마음의 병인 만큼 먼저 환자 스스로 벗어나려는 강한 의지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우울증의 치료법에는 △생활 습관의 개선 △약물치료 △심리치료가 있다. 약물치료는 환자 증상, 약물의 부작용, 과거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 처방 비용 등을 고려한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더라도 치료 효과는 투여 직후가 아닌 약 2주 뒤에 나타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투약하는 게 중요하다.

심리치료로는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를 진행하는데, 환자의 부정적인 사고 패턴을 인식하고 수정하면서 건강한 행동으로 변화를 촉진해 증상을 개선한다.

약물치료가 어렵거나 거부감을 보이는 환자를 위해 뇌 국소자극 기기를 이용한 치료도 활발한데, 대표 치료법으로 경두개자기자극술(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or, TMS)이 있다.

이 방법은 자기장을 발산하는 헬멧을 착용해 뇌의 신경 활동, 전전두엽 피질을 활성화하고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의 분비를 북돋는 원리다.

이밖에도 심리교육을 받거나 햇볕을 충분히 받을 야외 활동,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충분한 휴식과 수면 등의 생활방식을 유지하면 우울·불안 증상을 줄일 수 있다.

다만 갑작스러운 일상 변화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 단계적으로 느린 변화를 권장한다.

한규만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신뢰할 수 있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 간의 대화 등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 "우울증은 감기와 같은 병이라 누구나 걸릴 수 있다. 기분이 평소와 같지 않다면 언제든 편하게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봄에는 시기적 특성상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비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보다 자신의 현재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장 교수도 "주변에서는 환자를 탓하기보다 지지와 지원으로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도와야 하며, 사회적으로는 청년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고 관련 정책이나 지원기관의 연계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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